[사설] 美 연준이 쏘아 올린 고금리 장기화

국민일보

[사설] 美 연준이 쏘아 올린 고금리 장기화

입력 2023-09-22 04:03
국민일보D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5.25∼5.50%)를 동결했다. 예상대로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최종금리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며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자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올해 안에 금리 인상 추세가 꺾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어긋났기 때문이다. 미국 나스닥 지수가 1.53% 급락했고 미 국채금리(2년물)는 17년 만에 최고(가격 하락)를 찍었다. 21일 코스피(-1.75%) 등 아시아 주가지수가 대부분 1% 안팎 추락했고 원·달러 환율(1339.7원)도 10원 가까이 급등했다.

게다가 연준은 내년 말 금리도 5.1%(중간값)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내놓은 4.6%를 크게 웃돈 것으로 5%대 고금리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했다. 연준의 금리 방향은 우리에게 가시밭길을 예고한 셈이다. 파월 의장은 전망치를 높인 이유를 “미국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더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사정이 정반대여서다.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데다 물가는 다시 오르는 추세이고 부채 상황도 심각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고금리 고환율(원화가치 하락) 추세가 계속된다면 기업 및 가계의 채산성 악화와 경제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다.

가장 큰 문제는 가계부채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약 7조원 늘어난 1075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2년 전 국내 기준금리 연 0.5% 때와 현재 3.5%가 주는 이자 부담 차이는 엄청나다. 더욱이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은 고금리 시대에 부채 조정 과정이 미흡해 올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1.7%로 세계 4위(국제금융협회 기준)에 달한다. 이제는 고금리가 이른바 뉴노멀로 자리 잡은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경제 주체들이 경각심을 갖고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가계부채 연착륙을 정책 최우선 순위로 잡아야 하며 개인들도 섣부른 ‘영끌’은 삼가야 한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