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빈들을 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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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빈들을 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

마태복음 14장 13~21절

입력 2023-09-2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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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병이어의 기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 기적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로 어린아이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오병이어를 가지고 있던 어린아이가 자기가 먹을 것을 예수님께 드렸고, 예수님께서는 그것으로 기적을 만드셨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도 그 어린아이처럼 예수님께 가장 소중한 걸 드려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일화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 이야기가 끝나면 우리는 아주 중요한 걸 놓치고 맙니다. 어린아이는 이 이야기의 중심인물이 될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과 같은 이야기가 다섯 곳에서 나오는데,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곳은 단지 요한복음 6장 한 곳뿐입니다. 여기에서도 어린아이가 오병이어를 예수님께 드렸다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선 오병이어 비유를 통해서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했던 것일까요. 먼저, 이 비유를 잘 이해하려면 사건이 벌어진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첫 번째 배경은 빈들입니다. 빈들은 아무도 없는 곳입니다. 쓸쓸하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입니다. 허허벌판 빈들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아마도 텅 빈 마음으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그들은 바리새인 사두개인 같은 종교 지도자와 풍족하지 못한 양식 등으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을 겁니다. 그들의 몸과 마음은 마치 텅 빈 들판과도 같았을 겁니다.

두 번째 배경은 때가 이미 저문 저녁입니다. 저녁은 하루 중에서 가장 지치기 쉽고 배고플 때입니다. 사람들은 인생이 힘들고 어려울 때 “눈앞이 캄캄하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날 모인 많은 무리는 어두운 삶의 여정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오병이어는 인간의 유한성을 드러냅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허전하고 빈 마음을 채우려고 인간적인 걸 의지하곤 합니다. 돈과 재능이면 아무 걱정도 없을 거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스스로 빈 마음과 어두운 삶의 두려움을 이길 수 없습니다.

빈들과 저녁이라는 배경 속에서 예수님은 오병이어로 기적을 행하십니다. 제자들이 단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이라고 말하자 예수님은 “그것을 내게로 가져오라”(18절)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로 가지고 가야 합니다. 우리 마음에 빈들처럼 황망하고 황량하고 아무런 희망도 없을 거라는 절망속에서 허우적 거릴 때, 이젠 내 삶이 저물어 간다고 느낄 때, 예수님께 나아가셔야 합니다.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마 11:28)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은 바로 빈들과 어두운 저녁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오늘 본문에서 많은 사람은 배고픔을 면했습니다. 20절을 보면 배불리 먹었다고 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단지 배만 채운 게 아닙니다. 마음과 영혼까지도 쉼을 얻었습니다. 본문 20절을 보면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거두니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다”고 합니다. 모자라거나 딱 채운 게 아닙니다. 풍성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입니다.

우리는 모두 너무도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혼자 힘으로만 살아갈 때는 어찌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힙니다. 실의와 좌절감 허전함 굶주림으로 몸부림치지만, 하나님의 손에 붙잡힐 때 결국 우리 인생은 바뀔 수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주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차고도 넘치는 풍성한 은혜를 경험하며 살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장보철 교수(부산장신대)

◇장보철 교수는 현재 부산장신대 목회상담학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부산 소정교회(이근형 목사 시무)에선 영어예배부 설교목사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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