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2만 공공주택 공급… 부작용 최소화에도 신경 써야

국민일보

[사설] 12만 공공주택 공급… 부작용 최소화에도 신경 써야

입력 2023-09-27 04:02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상세 설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12만 가구 공공주택 추가 공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확대 등이 핵심인 ‘주거안정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26일 발표했다. 3기 신도시 3만 가구 등 공공주택 5만5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고 내년으로 예정된 6만50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 선정을 올해 11월로 당겨 총 1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PF 보증 규모를 기존의 15조원에서 25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인허가 절차 기간을 단축해 민간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 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꾸준한 공급, 원활한 공사 진행’을 정부가 보장하면서 시장 불안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는 심리에 크게 좌우되기에 수요, 공급, 규제(완화)가 적시적소에 나와야 한다. 현 정부는 대출, 부동산세 등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했다. 반면 주택 공급은 미흡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1만275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8.8% 감소했다. 착공 실적은 이보다 더해 56.4%나 급감했다. 아파트의 경우 착공 후 2~3년 뒤, 인허가 이후 3~5년 뒤 입주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약 2년 후 신규 아파트 부족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엔 건설사들이 금리 인상, PF 대출 경색으로 주택 착공을 미룬 것도 한 요인이 됐다.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의 불일치로 수요자들은 지금이라도 아파트를 사는 것이 이득이라 여겼고 부동산 가격 상승과 영끌로 이어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10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75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경기 부진과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는 와중에 부동산 시장 불안은 내수 경기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대책은 만시지탄이긴 하나 방향성은 적절해 보인다.

속도감 있는 실행력이 중요하다. 부지 선정, 재원 확보 등 구체적인 후속 청사진이 속히 나와야 한다. 이와 함께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한 PF 대출 보증 확대가 자칫 금융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옥석을 가려 지원할 필요가 있다. 표준계약서를 활용해 민간 사업 공사비 증액 기준을 마련키로 한 것은 사업 중단의 빌미를 없애기 위함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3.3㎡당 2000만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이 조치가 분양가 상승 확산의 촉매제가 돼선 곤란하다. 정부 대책의 신뢰감, 업계와 수요자의 공감대 형성이 부동산 시장 안정의 기본임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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