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침내 로톡 손 들어준 법무부… ‘제2의 타다’ 더는 없기를

국민일보

[사설] 마침내 로톡 손 들어준 법무부… ‘제2의 타다’ 더는 없기를

입력 2023-09-27 04:04
2021년 8월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설치된 '로톡' 옥내 광고. 국민일보DB

‘제2의 타다’ 사태로 불리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법률 플랫폼 업체 로톡의 분쟁이 8년 만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변협은 소송 의뢰인과 변호사를 온라인에서 연결해주는 로톡의 사업모델이 “불법 브로커 활동”이라며 법적 대응을 이어왔다. 지난해 로톡 참여 변호사 123명을 무더기로 징계했는데, 법무부가 26일 부당한 징계라고 결정하며 로톡의 손을 들어줬다. 그동안 양측 분쟁을 다룬 모든 기관이 로톡 사업모델을 합법이라 판단했다. 검경은 변협이 로톡을 변호사법 위반으로 세 차례 고발한 사건을 전부 무혐의 처분했고,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의 로톡 이용을 금지한 변협 규정에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고, 공정거래위원회도 변협의 금지 행위가 위법하다며 10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렇게 일관된 판단에도 징계권을 동원해 변호사의 로톡 참여를 막은 변협에 이제 법무부까지 제동을 건 것이다.

변협과 로톡의 분쟁은 교통시장에 등장한 새로운 사업자(타다)를 기존 사업자(택시)가 기득권을 앞세워 몰아낸 사건과 판박이였다. 2014년 로톡이 소송 의뢰인에게 변호사 정보를, 지명도 낮은 변호사에게 알릴 기회를 제공하며 법률시장에 진입하자, 그 시장의 기득권을 쥐고 있던 변협은 변호사법이란 규제를 내세워 로톡 서비스를 가로막아왔다. 택시기사의 표를 의식한 정치가 끼어들어 신생 기업을 좌초시킨 타다 사태와 달리, 법률기관의 일관된 판단을 통해 로톡의 사업기반이 지켜진 것은 다행스럽다. 이제 변협도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8년이나 걸렸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기득권과 규제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 말해준다. 로톡 외에도 의료계 반발에 지속성이 불투명한 비대면 진료를 비롯해 숱한 ‘제2의 타다’가 기득권 저항에 부닥쳐 있다. 타다 사태 이후 벌어진 택시 대란은 인위적으로 변화를 가로막은 후유증을 잘 보여줬다. 그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될 것이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