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약사의 중독 탈출] <1> 숏폼 중독

[김지연 약사의 중독 탈출] <1> 숏폼 중독

입력 2023-10-17 03:07 수정 2023-10-2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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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분도 채 되지 않는 길이의 짧은 영상 이른바 ‘숏폼(Short Form)’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가 늘고 있다. 길고 무거운 주제의 영상보다는 짧고 재미있으며, 유용한 영상에 ‘클릭’이 쏠리고 있다.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각종 온라인플랫폼 내 숏폼 열풍이 스마트폰을 손에 쥔 모든 이에게 불어닥쳤다.

“바쁘니까 정말로 ‘잠시만’ 보고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가도 수십 편, 수백 편의 영상을 클릭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증가한다. 부담 없이 1분 이내로 끝나는, 매우 짧고 그 주제가 다양하며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영상은 그다음 숏폼 영상에 자연스러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손은 자동으로 또 다른 숏폼을 클릭하게 만든다.

숏폼 영상에 중독돼 몇 시간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실생활에 나쁜 영향을 받게 되는데 밤새 홀린 듯이 숏폼 시청을 즐기다가 늦게 잠들게 돼 다음 날 업무에 지장을 받게 되거나 종일 머리가 멍해서 카페인에 의존해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를 입에 달고 다닌다. 또 막상 밤이 되면 불면 유사 증세와 함께 또다시 숏폼 영상 시청에 시간을 허비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짧고 재미있는 영상에 길든 보상 회로는 긴 분량의 영상, 많은 생각을 요구하는 영상을 소화하기 힘들어하는 뇌로 변하게 된다. 자극적인 부분만 고르고 골라 1분 미만으로 편집해 놓은 숏폼 영상은 수 초 혹은 수십 초 간격으로 보상회로를 자극해 능동적이고 탐구적인 뇌가 아닌 수동적인 뇌로 만든다.

전 세계 유튜버들이 올리는 숏폼 개수는 엄청나다. 재밌고 자극적인 영상은 24시간 우리 손바닥 안에서 대기 중인 세상이 됐다. 인스타그램 릴스만 해도 매일 1400억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숏폼 영상에 중독돼 고통을 호소하고 병원을 찾는 이들이 생겨날 정도로 숏폼의 중독 문제가 사회에 만연하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숏폼을 디지털 마약, 합성 마약이라고까지 칭하며 숏폼 시청을 끊으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중독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10, 20대를 진료하는 전문의들의 권면에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숏폼으로 인한 각종 중독 증세와 부작용이 개인과 사회 문제로 주목받자 숏폼의 대표적인 콘텐츠이자 최초의 플랫폼인 ‘틱톡’은 18세 미만 청소년의 사용 시간을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지난 3월 발표했다. 중국은 ‘어린이들의 숏폼 영상 중독 예방을 위한 관리 강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숏폼의 재료는 넘쳐난다. 인기 강사의 강의, 히트를 한 드라마 시리즈, 다큐멘터리 등. 영상 일부를 발췌해 개인이 얼마든지 올릴 수 있고 심지어 굳이 컴퓨터 기기가 있는 장소까지 가지 않아도 손안에 있는 스마트 기기로도 기존 영상을 내려받고 편집, 숏폼 형식으로 가공해 즉석에서 온라인에 올릴 수 있다. 스마트 기기와 미디어 역시 혼연일체가 돼 숏폼 영상 기반을 폭증시킨다.

청소년의 뇌는 조절과 절제, 통찰의 뇌라고도 불리는 전전두엽이 성숙한 상태가 아니기에 특히 숏폼 중독에 취약하다. 바쁜 학교생활 등으로 놀잇감도, 함께 놀 대상도 없는 청소년에게 숏폼은 더할 나위 없는 ‘짧은 만남의 친구’ 같은 느낌이다. 게임보다는 안전할 것으로 생각하고 쉽게 손을 댔다가 게임 못지않게 시간을 허비하는 자신을 인지적으로 조망하지 못하고 중독의 나락으로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독예방 교육 시행 후 토론과 나눔 시간에 한 고등학생의 말이 기억난다.

“3~4분만 보고 자려고 했는데 서너 시간을 보고 있는 저 자신을 보고 놀랐어요. 정말 뭐에 홀린 거 같아요. 한 시간이 그냥 날아가요. 음란물이나 게임보다는 훨씬 시간을 덜 빼앗아 갈 것 같았는데 숏폼 영상이야말로 시간 포식자예요.”

우리 시간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우리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다. 아이들에게 짧은 시간이든 긴 시간이든 시간의 주인이 하나님이심과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귀한 보상회로와 도파민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귀한 일에 쓰기 위해서라도 용감하게 ‘숏폼 끊기 챌린지’를 해보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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