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얼라이브] 순종으로 못 여는 문 없어… 다음세대에 목숨 건 믿음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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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얼라이브] 순종으로 못 여는 문 없어… 다음세대에 목숨 건 믿음의 어머니

필리핀 한알의밀알교회 김은주 목사

입력 2023-11-1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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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한알의밀알교회 김은주 목사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 로비에서 이날 밤 열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금요 성령대망회에서 전할 주요 메시지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1960년 필리핀 인구는 2700만여명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은 2550만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인구는 어떻게 될까. 필리핀은 1억1733만여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우리는 5150만여명으로 필리핀 인구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출산율 최저 국가로 떨어진 한국은 이대로 가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나라 중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라는 유엔의 웃지 못할 보고서가 나올 정도이다.

필리핀 인구의 평균 연령은 세계에서 가장 젊은 편에 속하는 25.7세이다. 한국은 43.7세이다. 전 세계에서 18세 미만 연령층이 가장 많은 나라가 필리핀이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 최대 규모인 한알의밀알교회에서 32년째 1만여명의 양 떼를 이끄는 믿음의 어머니 김은주 목사는 오직 기도 또 기도, 순종, 또 순종만 추구하는 ‘예수님의 잔 다르크’로 통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소명을 받았다는 김 목사는 한세대 재학 중이던 1980년대 중반 학교 연극 동아리 ‘샬롬’을 창단해 서울 대학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기존 극단 못잖은 활동을 펼쳤다. 기독교 성극과 연극으로 활발히 사역하던 중 91년, 어느 날 갑자기 필리핀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 남편 김종필 목사와 함께 필리핀 사역을 시작했다.

믿음의 4대손으로 어릴 적부터 100% 순종을 배운 김 목사는 독하고도 센 고난의 연단을 받으며 사역을 감당할 만한 그릇으로 빚어졌다. 필리핀에서도 가장 가난한 동네인 바토바토 마을에서 빈곤층과 원주민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해 오늘의 부흥을 이루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극한 상황에서 오직 하나님의 약속만 붙잡고 나아갔고,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며 필리핀 선교 역사를 써 나갔다. 김 목사는 지난 2012년 오직 기도와 믿음, 순종으로 ‘천국 열쇠’(두란노)라는 책을 펴내 수많은 선교사에게 선교 현장에서 기적을 체험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금요 성령대망회를 이끌기 위해 서울에 온 김 목사를 만났다. 그는 5박 6일 일정 중 DMZ 방문 및 탈북민 사역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지난 11일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그는 필리핀의 희망과 어린이, 청소년 사역에 목숨을 걸었다고 했다. 이 시대에 바람직한 선교 방향은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도와 순종으로 열지 못할 문은 없어요. 32년 필리핀 사역 가운데 저는 필리핀의 어린아이, 청소년 그리고 청장년에 주목했습니다. 가장 어린 젊은 층은 변화할 수 있고 하나님의 일꾼으로 훈련하기에 합당하기 때문입니다.”

김 목사는 이미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이 굳어 버린 어른들은 좀처럼 변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젊은 세대를 향한 목회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변화시키고 사역하는 데 과거 자신이 경험하고 가르쳤던 한국에서의 사역이 큰 도움이 될지는 몰랐다고도 했다.

김 목사는 1992년 필리핀으로 오기 전 대학에서 기독교 희곡, 연극 등을 가르쳤고 극단을 운영해 고아원과 교도소 선교를 감당했다. 그러나 가장 많이 했던 활동은 한국어린이선교회(회장 김종준 목사) 교회교육선교회(회장 김흥영 목사) 등과 함께 전국 규모의 강습회와 세미나를 인도하는 일이었다. 동화구연법, 기독교 연극, 다양한 기독교 교육 관련 강의를 이어가면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당시 김 목사는 장래가 촉망받는 예비 교수로 손에 꼽힐 정도였다고 했다.

“모 대학에서는 주임교수 자리를 마련했다고 하면서 필리핀에 간다 하니 참으로 아쉬워했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 와서도 어린이와 청소년 사역을 이어가면서 한국에서의 사역 경험이 귀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특히 교회교육선교회 김흥영 목사님과는 35년 넘게 어린이 사역에 동참하고 있으며 지금도 동역하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든 어린이와 청소년 사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사역은 어른들처럼 전도하고 양육하면 바로 헌신자가 되는 구조가 아니다. 최소 10년 또는 20년, 아니면 더 멀리 바라보며 가야 하는 사역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김 목사는 한 알의 밀알을 심는 심정으로 온 힘을 쏟아붓는다.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기 위해서다. 어릴 때부터 줄기차게 양육하면 40대 후반까지 한 나라의 좋은 지도자로 서게 된다는 신념이 있다. 김 목사는 철저하게 ‘자립 선교’ 전략을 편다고 했다.

지난 7월 열린 성경학교 마지막 날 집회를 인도하고 있는 모습. 한알의밀알교회 제공

현재 한알의밀알교회는 해외뿐 아니라 필리핀 전역에서 그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지교회 34곳, 현재 교회학교 인원까지 포함해 1만여명 규모의 대형교회로 부흥했다. 놀라운 성장 비결을 묻자 김 목사는 32년 전부터 서서히 시작한 새벽기도회와 저녁기도회가 그 열쇠라고 밝혔다. 김 목사가 말하는 또 하나의 비결은 주일학교와 청소년 사역이다. 김 선교사는 이들이 주님의 일꾼이 되도록 멀리 보고 10년, 20년 그리고 30년을 내다보며 전력을 다해왔다.

모든 프로그램은 철저히 준비했다. 지난 3월 교사강습회를 위해 지난해 12월 초부터 기도로 준비했다. 새 노래와 율동, 유아·유치부, 초등학교(1~5학년)부터 중고등부에 이르기까지 55명의 교사가 새벽 2시30분까지 기도회를 열었고, 한 끼 저녁 금식을 실시했다. 결과는 놀라워 1000여명 교사들이 훈련을 받았고 총 1만4655명의 어린이들이 성경학교에 참석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어린이 모두가 주님의 놀라운 일꾼으로 평신도 사역자, 각 분야 전문가, 목사와 선교사가 되는 그날까지 쉬지 않고 달려간다고 했다.

김 목사는 필리핀에 교회를 개척하면서 3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했다. 첫째는 현지인 사역자를 부교역자로 두고 사역하기보다는 그들이 직접 사역하도록 하는 교회 개척 모델을 세웠다. 둘째는 재정이나 현지인 사역자를 통한 간접 사역보다는 기도와 금식 철저, 그리고 초대 교회처럼 매일 모여 새벽기도와 저녁기도회로 헌신된 제자를 키워 교회 성장 모델을 세운다. 셋째는 이렇게 세운 현지인 교회를 통해 또 다른 교회를 개척해 이들이 세계 선교 사역을 감당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 가운데 시작한 한알의밀알교회는 철저히 현지화를 이뤘다. 개척교회 34곳, 미얀마, 캄보디아, 북한에 이르기까지 필리핀 사역자를 선교사로 파송하고 있다. 나아가 순교자 영성을 갖춘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과 대학원을 설립해 제자를 양성하고 있으며,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교육 사역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12명의 교회 사역자들이 40일간 물만 마시며 금식 기도에 힘썼고 평신도들까지 21일간 장기금식에 동참했다.

김 목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차세대 부흥을 위한 집회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8월 개최한 마닐라국제선교대회는 학술지 ‘프뉴마’ 등에도 소개됐다. 김 목사는 필리핀을 미국 브라질 한국처럼 해외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마닐라국제선교대회는 모두 7회에 걸쳐 열렸다. 코로나19로 국제대회 개최가 어려워졌지만 세계적인 선교학자들과 전략가들이 주도하는 선교대회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선교대회에서는 5000여명이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1200명이 선교사로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김 목사는 한세대(BA)와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MA), 중앙신학대학원대(M.Div)에서 공부했고 세계성령화부흥사 연수원 3기를 마쳤다. 교회교육선교회 주강사와 서울예술신학대 교수를 역임했다. 선교 극단 ‘샬롬’ 대표 및 연출가로 사역했다. 밀알대학교·밀알대학원(Grain of Wheat College and Graduate School) 이사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는 ‘교회 성극집’(1·2·3) ‘성축 자료집’ ‘기독교 연극개론’ ‘성극의 이론과 실제’ 등 20여권이 있다.

글·사진=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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