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마약 검사

국민일보

[한마당] 마약 검사

전석운 논설위원

입력 2023-11-21 04:10

공무원이나 교사, 의사, 조종사가 되려면 마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마약 검사를 통과해야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직종은 32개다. 앞으로는 현역 군인들도 모두 마약 검사를 받게 된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률안들이 통과되면 매년 26만여 명에 달하는 입영 대상자들도 모두 마약 검사를 받는다. 마약이 우리 사회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다.

마약 검사는 대개 소변이나 모발, 손톱을 채취해서 체내 잔존물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소변은 쉽게 채취할 수 있고 마약 성분의 추출과 분석이 간편하다는 점 때문에 가장 널리 쓰인다. 혈액에 투입된 마약은 12~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소변에 섞인 마약은 성분에 따라 3~10일까지 검출된다. 소변 검사의 단점은 마약 성분이 ‘농축’ 상태로 배출되기 때문에 마약의 사용 정도나 투약 시간을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로 희석하거나 다른 사람의 소변으로 바꿔치기할 가능성이 많은 것도 검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모발은 길이에 따라 1년까지도 마약 성분이 잔류한다. 검사를 하려면 최소 50가닥 이상의 머리카락이 있어야 하고, 시기 추정을 하려면 100가닥 이상을 뽑아야 한다. 검사 대상 약물이 많으면 뽑는 머리카락도 늘어난다. 정수리 부근을 채취하는데 음모나 겨드랑이털로도 대체할 수 있다. 염색을 하면 검사 정확도가 떨어진다.

손톱 검사는 메스암페타민 등 특정 약물을 확인하기 위해 쓰인다. 손톱은 모발처럼 화장품 사용 등으로 손상될 우려가 적지만 검사 대상 약물이 제한적이다. 손톱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약물이 손톱 조직에 흡착되기 때문이다.

마약 검사 방식은 다양하지만 표준화된 검사법이 없다. 검사 기관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1980년대에 개발된 TBPE검사는 마약뿐 아니라 일부 감기약에도 양성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경찰공무원 등 채용을 위한 검사에 널리 쓰인다. 마약 검사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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