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식구에 칼 빼든 檢… 이정섭 차장, 이재명 수사지휘 배제

국민일보

제 식구에 칼 빼든 檢… 이정섭 차장, 이재명 수사지휘 배제

검찰, ‘비위’ 의혹 관련 골프장 등 압색
대검, 李 차장 검사 대전고검으로 발령
檢총장 “수사·감찰 엄정하게 진행하라”

입력 2023-11-21 04:06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소추안 발의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힌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지난달 국정감사장에서 제기된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비위 의혹에 대해 20일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찰청은 이 차장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 지휘계통에서 배제하고,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내 손이 깨끗해야 남의 죄를 단죄할 수 있다”며 엄정한 기준으로 수사와 감찰을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한 지시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이날 경기도 용인CC 골프장과 강원도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골프장과 리조트의 예약, 출입, 결재 내역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감에서 이 차장 관련 각종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 차장이 용인CC를 운영하는 처남 부탁으로 골프장 직원에 대한 범죄 기록을 조회해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동료 검사들이 해당 골프장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익명 예약을 해줬고, 카트와 캐디 관련 편의를 봐줬다고도 주장했다.

이밖에 김 의원은 이 차장이 2020년 12월 24일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가족·지인과 모임을 했는데, 이 자리를 대기업 부회장이 접대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차장은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 중 위장전입은 인정했지만 다른 의혹은 부인했다.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기업 고위 관계자를 만난 것은 인정하지만 접대를 받은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18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차장을 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이 차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발의했다가 철회했고, 다음 날인 10일 이 차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추가 고발하는 등 공세를 펴고 있다.

이 총장은 민주당이 이 차장과 손준성 검사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자 검찰에 대한 ‘보복 탄핵’이라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탄핵과 수사·감찰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며 “검찰은 검사 관련 비위 의혹이 제기됐으니 엄정 확인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비위 의혹이 제기된 이상 사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수사가 개시된 만큼 이 차장이 이 대표 사건을 지휘·감독하기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직무배제 조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수사를 지휘하는 수원지검 2차장검사 업무는 당분간 강성용 1차장검사가 대행한다. 향후 수사 및 업무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 인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 차장은 지난 9월 수원지검에 부임해 이 대표 관련 수사를 총괄해 왔다. 수원지검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이 대표 ‘쪼개기 후원’ 의혹, 이 대표 부부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등을 수사 중이다.

신지호 이형민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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