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세 대신 상생금융… 은행권 연내 兆단위 보따리 푼다

국민일보

횡재세 대신 상생금융… 은행권 연내 兆단위 보따리 푼다

당국·8대 금융지주 간담회

당국 “자영업자 부담 낮춰야” 압박
지원 규모 최대 2조원 안팎 전망도

입력 2023-11-21 04:07
김주현(왼쪽)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 당국과 금융지주회장단 간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 당국이 20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최대한 낮출 직접적 방안을 찾으라고 은행권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상생금융 ‘시즌2’의 세부 지원안은 연내 발표될 예정인데, 총 지원 규모가 최대 2조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8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농협금융·BNK금융·DGB금융·JB금융지주) 회장단은 이날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간담회를 개최했다.

금융 당국은 간담회에서 상생금융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의 역대급 이자 수익 증대는 국민들의 역대급 부담 증대를 의미한다”며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코로나19 종료 이후 높아진 금리 부담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코로나19 때는 영업을 못 해서 어려웠고, 피해 보상도 받긴 했지만 충분치 못했다”며 “이후에도 고물가·고금리로 오랫동안 피해를 많이 봤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제일 먼저 신경 써야 할 취약계층”이라고 말했다. 또 “은행산업은 국내 고객을 바탕으로 영업을 하는데, 뿌리가 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무너지면 미래가 없다. 중장기적인 영업 관점에서 봐도 이자 비용을 낮춰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상생금융 ‘시즌2’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부담 경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 지원 방식은 기존에 나왔던 지원안을 확대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취약 차주에 대한 금리를 직접 깎아주거나, 받는 이자의 일부를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것 등이다. 연 금리 5% 이상이 기준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자 경감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여러 가지”라며 “각 은행이 선호하는 방식에 따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공동으로 내놓을 상생금융안의 총 지원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사실상 당론으로 발의한 ‘횡재세’(초과이윤세) 법안에서 제시하는 올해 예상 환수액(1조9000억원)이 암묵적인 기준선이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위원장도 “횡재세 법안 등을 보면 대개 국회나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은행들이) 감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부분 간담회 참석자는 규모와 방식 면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위원장은 횡재세 도입에 대해선 “법을 통해 하는 것보다 업계와 당국 간 논의를 통해 하는 것이 훨씬 유연하고, 세부적인 상황까지 챙기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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