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조된 미·중 공급망 갈등… 상시 대비 체제 구축해야

[사설] 고조된 미·중 공급망 갈등… 상시 대비 체제 구축해야

입력 2023-12-05 04:03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한국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합작사들을 제외하는 ‘외국우려기업(FEOC)’ 세부 규정안을 발표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아예 냉전 시대 대공산권 수출 통제 기구인 코콤(COCOM) 체제까지 거론하며 대중 견제를 역설했다. 이에 중국은 주요 광물 관리 강화에 나섰다. 미·중이 지난달 정상회담을 하면서 화해 무드가 조성되나 싶었는데 보름여 만에 다시 칼 끝을 서로에게 겨눈 모양새다. 개방경제 체제의 우리나라가 또다시 시험대 위에 섰다.

FEOC 규정이 확정되면 양극재 생산 지분 49%를 중국 화유코발트에 넘긴 LG화학 등 한·중 합작에 나선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지분율을 조정하고 북미 외 판매를 강화해야 하는데 비용 부담이 클 것이다. 여기에 코콤식 해법은 미국의 대중 규제에 우방들이 적극 동참하라는 주문이다. 러몬도 장관이 “중국이 독일 네덜란드 일본 한국에서 기술을 얻는다면 미국 기업을 규제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대놓고 한국을 거명한 부분도 신경이 쓰인다.

중국도 최근 광물의 비축을 늘리도록 ‘광물자원법’을 개정키로 했다. 중국은 지난 8월부터 반도체 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제한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한국으로의 요소수 수출을 돌연 막아 2년 전 요소수 대란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중국의 자원무기화 전략이 의심된다. 미·중 갈등이 내년 11월 미 대선까지는 지속될 것이다. 우리로선 독자적 대응이 어렵지만 원자재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요소수의 중국 수입 비중은 대란 당시 97%에서 지난해 66%로 떨어졌으나 올해 다시 90%대로 올라섰다. 정부와 기업 모두 장기 대처에 소홀했던 것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에게 공급망 문제는 생존 그 자체다. 대미, 대중 경제외교 역량을 극대화해야 하는 이유다.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며 상시 대비 체제를 구축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