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치 않는 복음을 색다르게 전해보자’ 청년 목회자들의 ‘온라인 사도행전’

‘변치 않는 복음을 색다르게 전해보자’ 청년 목회자들의 ‘온라인 사도행전’

차세대 사역자들의 5인5색 목회 속으로

입력 2023-12-09 03:00 수정 2023-12-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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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이 넘은 저보고 ‘차세대 리더’라고 하더군요. 하긴 80대가 보시기엔 제가 청춘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최근 전해 들은 한 대형교회 담임목사의 말이다. 한국교회 세대 정체를 보여주는 푸념 같지만, 새로운 시도로 복음을 전하는 차세대 리더는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기존과 다른 형식으로 말씀을 전해왔다. 과거 복음성가가 대중음악 형식을 띤 CCM이라는 옷을 갈아입고 성도를 만났듯 이들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다양한 시도를 꾀한다. 국민일보는 최근 교계에서 새로운 형태를 취하며 활발히 사역하고 있는 젊은 교역자 5인을 만났다. 이들의 특징을 한가지로 정의할 수는 없었다. 다양한 시도를 추구했으며 자신에게 특화된 복음의 전달 방식을 찾아 갔다. 선교사와 목회자 자녀로 성장한 배경이 있으며 온라인을 적극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5분 설교에 담긴 적나라한 질문들


가장 나이가 어린 김성경 전도사는 내년에야 30세에 이른다. 한 제자라는 뜻의 사역단체 ‘원디사이플미니스트리’를 설립했고 ‘커뮤니티오브니어’라는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다. 시골 목사의 아들이었던 그는 가난한 목회자가 싫어 신학대 교수를 목표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잠시 들른 한국에서 “교회는 나를 찾으러 세상 밖으로 나와주지 않았다”는 옛 친구의 눈물이 가슴에 박혀 학위를 포기하고 돌아왔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5분가량의 설교 영상이다. 고향 청주에서 마이크 하나 들고 거리에서 설교할 때 만난 학생들이 ‘교내 기도 모임용 설교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면서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카카오톡으로 퍼져 나가며 전도지 같은 역할을 했다. 김 전도사는 ‘주님 저 그만 섬기고 싶어요’ ‘악인의 형통 앞에서 질문하다’ 등 신앙 전반에 대해 가감 없이 질문하고 하나님은 어떻게 말씀하셨을까를 찾아 답해준다.

김 전도사는 “하나님께 던지고 싶은 질문이지만 괜히 꺼냈다간 하나님을 의심하는 사람으로 찍힐까 봐 하지 못한 질문이 대다수”라고 했다. 그는 2000년 전 성경 속 이야기를 마치 오늘날 인물처럼 생생히 풀어내는 등 이야기 구성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는 “유학 시절 매력적인 설교자와 연설가의 영상을 분석해 목록화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영상 설교로 하나님의 제자를 만들 순 없겠지만 이를 통해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고 훈련받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배 흐름을 고려한 찬양 인도


지난 4월 목사 안수를 받은 우미쉘 목사는 탁월한 찬양 인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음악을 공부하던 그는 20대 초반 잠시 머문 한국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찬양사역팀을 시작으로 만나교회 전도사, 현재는 목사로 섬기고 있다. 우 목사는 “찬양 앨범이 하나 없어 찬양사역자로 불리기 머쓱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부른 ‘하나님의 열심’ ‘나의 믿음 주께 있네’ 등 찬양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100만을 넘겼고, 성악 특송으로만 쓰였던 ‘세상을 사는 지혜’를 현대적으로 편곡해 부른 영상도 45만 회나 재생됐다.

우 목사는 찬양 예배 순서 등이 담긴 콘티 작성에 많은 공을 들인다고 했다. 그는 “모르는 찬양이 없을 정도로 인터넷을 뒤지고 악보를 찾고 불러본다”며 “가사 멜로디 편곡은 물론 설교문이나 기도 흐름을 고려해 최선의 것을 하나님께 올려 드리며 성도에게 들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우 목사는 청년 시절 가세가 크게 기운 경험이 있다. 그는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지 않아서인지 ‘너도 나처럼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다’는 제 이야기에 청년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고 했다. 청년부 설교자로 강단에 서고 있는 우 목사는 내년부터 만나교회 청년부 선임목사로 사역의 폭을 넓혀갈 예정이다.

인스타그램 교회에서 매일 설교


신재웅(41) 목사는 팔로워 12만명에 달하는 인스타그램 ‘페이지처치’의 운영자이자, 서울 대림감리교회 청년부 목사, 기독교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언뜻 보면 다양한 ‘부캐’로 사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신 목사는 오직 ‘하나님의 자녀 되기’만을 목표로 삼아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 목표를 향한 이야기는 주일엔 교회에서 설교로, 평일엔 온라인으로 공유된다. 2019년 7월부터 시작한 페이지처치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말씀 묵상이 올라온다. 신 목사는 “사람들이 매일 올리는 묵상을 만드는 특별한 방법이 있냐고 묻곤 하는데 그냥 앉아서 계속 생각하고 고민한다. 될 때까지”라고 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디를 가든 메모지와 펜, 작은 성경책을 들고 다녔다. 현재는 스마트폰 앱에 메모한다. 샤워할 때도 예외는 아니라고 했다.

설교가 끝나면 그 내용을 고쳐 다시 저장하는 것은 신 목사의 오랜 습관이다. 그는 “설교가 더 나아질 방법이라고 믿는다”며 “주일 20분가량의 말씀으로 일주일을 살아가는 청년들을 생각하면 허투루 시간을 보낼 수 없다”고 했다.

‘순종하는 공동체 모델 보이고파’


순회선교단 대표 김용의 선교사의 아들인 김선교(34) 선교사는 신앙공동체인 ‘다윗의열쇠’ 대표다. 그는 홍민기 라이트하우스무브먼트 대표의 연합 교회인 키퍼스처치에서 목회도 한다. 경기도 남양주 별내 다윗의열쇠에는 현재 30여명이 말씀대로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모여 있다.

김 선교사는 “믿음으로 살고 싶은 소망을 이루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와 다윗의열쇠 구성원은 미디어 문화예술 다음세대 해외선교 사업 등 7개 영역에 직접 도전하고 있다. 구성원 중 한 명이 최근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꿈 같은 이야기’라며 의심하던 시선도 9년째 문제없이 이어진 공동체 사역을 지켜보며 바뀌었다.

김 선교사는 3년 전부터 인스타그램에 청년기에 누구나 해봄 직한 질문에 답하는 1분가량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그는 “‘무조건 살린다’는 마음가짐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며 “청년이 본질과 단순한 진리를 싫어한다고 오해했지만, ‘따르든지 떠나든지’처럼 오히려 선명한 제시에 더 반응하더라”고 했다.

‘가볍지만 깊은 울림’ 유튜브 사역자


이종찬(37) 벧엘선교교회 전도사는 유튜브 채널 ‘종리스찬TV’에 기독교적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그가 교회 앞 노숙자로 분장하고 청년 반응을 지켜본 영상은 113만 조회 수를 기록했고, 길거리 포교자를 만나 촬영한 ‘도를 아십니까를 전도해보았다’는 52만명이 봤다. 이 전도사는 코로나19 시작 무렵 교회 청년 큐티 영상을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고, 이후 ‘복음은 깊게, 표현은 문화적으로’란 목표 아래 미디어사역자의 역할을 감당해왔다. 현재 구독자는 5만3000명에 달한다.

이 전도사는 유명 찬양사역자와 목회자 등이 성 문제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사역한다는 고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상담해온 1만명이 넘는 청년에게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젊은 사역자에게 대물림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미디어사역자로서 교계에 만연한 문제에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했다.

기독교 소셜미디어 채널인 ‘교회친구다모여’를 설립한 은희승 넥스트엠 대표이사는 “기성 교회와 신학교, 선교단체 등 이른바 기성세대가 모든 영역에서 자리를 지켜주기에 젊은 리더들이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들이 기성세대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공존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 원장은 “새로운 세대는 기성세대의 노력과 헌신, 탁월성을 인정하며 기성세대는 다음세대를 존중함으로 한국교회가 합력해 선을 이루어갈 수 있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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