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독감 유행주의보

[한마당] 독감 유행주의보

한승주 논설위원

입력 2023-12-20 04:10

감기와는 다르다. 단순히 독한 감기가 아니다. 목이 따끔하고 기침이 나는 감기 증상에서 시작해서, 몸이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나기 시작한다. 대개 열이 39도를 넘는데, 이 정도면 온몸을 얻어맞은 듯한 근육통도 따라온다. 회복의 기본은 물을 많이 마시고 푹 쉬는 것인데, 열이 끓어오르면 온몸이 쑤셔서 누워 있기도 힘들어진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인 독감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요즘처럼 감기, 독감, 코로나19,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백일해 등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멀티데믹’(multi-demic)에선 정확한 검사가 필수다. 독감으로 판정되면 치료제를 쓰는 게 좋다. 하루에 2번씩 5일 동안 먹어야 하는 ‘타미플루’와 한 번만 맞으면 되는 정맥주사제 ‘페라미플루’가 있다. 먹는 약은 의료보험이 되기 때문에 1만원 정도, 수액 주사는 비급여라 10만원 안팎이다. 골든타임인 발병 48시간 내에 약을 쓰면 효과가 크다.

최근 독감이 무섭게 번지고 있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3~9일)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환자는 61.3명으로 최근 5년(2019~2023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상 독감 유행은 11월에 시작해 이듬해 3~4월에 끝나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연중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16일 내려진 독감 유행주의보가 15개월째 이어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3년간 쌓인 ‘면역 빚(immune debt)’을 한꺼번에 갚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강력한 방역조치로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호흡기 감염도 크게 줄었다. 감염으로 얻게 되는 자연 면역력도 덩달아 감소하면서 갚아야 할 빚처럼 다수가 우르르 감염된다는 것이다. 독감은 확산되는데 예방접종률은 전년 수준이다. 올바른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백신 접종 등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때다. 이번 독감은 더 세고 질기며 많이 아프다. 고위험군은 폐렴 같은 합병증도 우려된다. 예방접종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

한승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