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앙과 문화] ‘초개인화’ 트렌드 속에서 ‘한 몸’ 이루는 공동체

[오늘, 신앙과 문화] ‘초개인화’ 트렌드 속에서 ‘한 몸’ 이루는 공동체

입력 2024-01-0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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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가 하나님의 문화명령을 수행해 하나님나라를 확장해가는 선교사역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대중문화의 역기능으로부터 교회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나아가 올바른 기독교 문화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한 달에 한 번 소개한다.

우리 사회가 개인화 됐다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개인화는 더 심해졌고 교회 역시 성도들의 삶의 방식에 적절히 응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언스플래시

트렌드의 시대.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영역의 트렌드 전망 도서들이 출판되었고 여러 포럼도 진행됐다. 최근 경향은 하나의 메가트렌드보다는 다양한 마이크로트렌드들을 읽어내는 것인데 이는 이미 오래된 트렌드, ‘초개인화(Hyper Personalization)’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초개인화’ 즉 개인의 특성과 개성이 강조되고 개인 나름의 삶의 방식이 중요해지면서 거대한 하나의 트렌드를 찾는 일이 어려워진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개인화돼 간다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이다. 트렌드 전망 도서들도 ‘나노사회’ ‘초개인화’ ‘몰라큘 라이프’ 등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화되는 사회적 흐름에 응답할 방안을 제시해왔다. 특히 코로나19를 지내면서 이러한 개인화는 더 강화됐고, 교회 역시 이러한 성도들의 삶의 방식에 적절히 응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개인화’는 흔히 공동체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논의됐지만 본질적인 측면에서 개인화라는 것은 단순히 ‘혼자’가 편하다거나 ‘공동의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보다는 개인 삶의 색깔이나 추구하는 삶의 방향성이 더욱 선명해지고 다양화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교회적 차원에서는 각 성도가 추구하는 신앙 방향성이 다양화되고, 성도들의 신앙생활 방식이 더욱 주체적이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기에 개인화는 ‘개성화’와 연결되며 이에 따라 ‘주체적인 성도’ 또는 ‘슬기로운 성도’라는 말도 사용되고 있다.

이는 공동체 운영 방식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고 또 가능하다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이미 정해진 공동체 전체의 방향성을 구성원 모두가 따라가는 것이 기본 운영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더욱 다양화된 신앙 방향성과 삶의 모습을 통해 공동체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만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교회 관련 트렌드 분석들을 보면 이런 상황에 대한 응답으로 소그룹을 다양화해 개성화된 성도들의 니즈와 관심을 연결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러한 선호 관련 네트워킹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지만 개성화되고 주체적인 신앙인들이 함께하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근본적 응답이 필요해 보인다. 초개인화 시대에 공동체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한 몸’이라는 소명, ‘화평과 평화’의 사명을 현재적 교회가 당면한 핵심 과제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 몸’의 소명을 위해 현시점에서 기억할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우리의 관계 맺기 및 대화하기의 문화와 관련된 것이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서열과 이에 따른 예절이 관계 맺기에서의 중요한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교회 역시 나이 직분 연차 등의 요소가 있고 이것들은 적절한 질서를 통해 공동체를 안정적으로 세워가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평화적인 대화의 문화를 형성하는 일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지혜와 경험 많은 이들의 말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공동체를 위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개인화와 개성화의 시대, 주체적이고 슬기로운 성도들의 시대로 접어들수록 지혜와 경험 많은 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함께, 개인들이 가지는 고유한 가치와 신앙 경험 역시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기본기 중 기본기, 바로 대화를 깊이 연습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방식처럼 서열에 따라 말의 무게가 달라지는 대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말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그 안에서 안전함을 느끼며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대화 문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평화활동가들을 통해 알려진 ‘비폭력 대화’의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준 연구원(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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