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남아파트 할인 분양” 200억 사기범들 검찰 송치

[단독] “강남아파트 할인 분양” 200억 사기범들 검찰 송치

일당 몰래 42억 빼돌린 중개업자
수사 직전 가족에 일부 증여 정황

입력 2024-02-06 04:04
왼쪽부터 유명 사기꾼 서준혁씨, 부동산 중개업자 임모씨. 카카오톡 프로필 캡처, 픽사베이

단기임대한 강남 고급 아파트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로 위장한 뒤 시세보다 최대 80%가량 싼 값에 분양한다고 속여 수백억원을 가로챈 부동산 중개업자 일당이 곧 검찰에 다시 넘겨질 예정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LH를 사칭해 강남 아파트를 허위 매매한 일당 가운데 부동산 중개업자 임모(66)씨와 건설 시행업자 최모(58)씨에 대한 보완 수사를 마치고 이달 중순 서울중앙지검에 재송치할 방침이다. 이들은 LH 투자자문위원을 사칭해 범행을 벌인 주범 서준혁(34·구속기소)씨와 공모해 피해자 94명으로부터 약 195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고 있다. 주로 매매가 4억~8억원에 해당하는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을 썼다.

100명 가까운 피해자가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도 의심 없이 돈을 지불한 이유는 이들이 실제로 피해자 대부분을 강남 아파트에 입주시켜줬기 때문이다. 서씨는 강남 아파트를 단기임대한 뒤 계약한 피해자들을 입주하게 하는 눈속임을 썼다(국민일보 2023년 12월 1일자 12면 참조). 이를 믿은 피해자들은 2022년 말부터 서씨가 계약했던 단기임대 업체로부터 대금 미납을 이유로 퇴거 요청을 받기 시작했다.

당초 임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서씨와 최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임씨는 2022년 1월과 5월 자신의 아내와 아들 명의로 된 매매계약서 4개를 근거로 들며 “서씨 등을 믿고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좌 추적을 벌인 경찰은 임씨가 사기 피해액 가운데 42억여원을 서씨와 최씨에게 건네지 않고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성동경찰서도 지난달 25일 임씨가 한 피해자에게 같은 수법으로 2억7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임씨를 송치했다.

임씨는 지난해 중순부터 본인 명의 재산을 가족들에게 증여하기 시작했다. 임씨는 자신 소유였던 서울 영등포구 소재 상가 2채를 지난해 5월 30일 아내에게 증여했다.

임씨는 지난해 1월 강원도 부동산 개발 명목으로 한 법인을 세웠다. 범행이 발각된 지난해 8월 해당 법인의 대표이사가 임씨에서 그의 아들로 바뀌었다. 경찰은 이 법인 등으로 피해 금액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최씨 역시 사기 금액을 자신이 진행 중인 물류센터 공사에 투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최씨가 대표로 있던 부동산 개발 업체는 현재 인천 남동구 일대 약 2000평대 토지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임씨도 이 사업에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용현 김재환 기자 face@kmib.co.kr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