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극으로 간암 없앤다… 2기 환자 치료

전기 자극으로 간암 없앤다… 2기 환자 치료

세브란스병원 김만득·김도영 교수팀
암세포만 타격… 주변 혈관·조직 안전

입력 2024-02-12 19:00

국내 의료진이 전기 자극으로 간암을 치료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암 주변 피부에 2㎜ 정도 틈을 만들어 침을 꽂은 후 고압 전기(최대 3000볼트)를 쏴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이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만득,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팀은 고주파와 마이크로웨이브 등 기존 국소 치료법이 어려운 간암 2기 A씨(76)에게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IRE)’을 적용해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12일 밝혔다.

IRE는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 효과가 작은 환자에게 적용되며 미국에서 개발됐다.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임상연구를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2016년 처음 도입됐다. 지금까지 췌장암 환자 40여명을 IRE로 치료했다.

김도영 교수는 “암 부위에 고강도 전기를 쏘면 세포막에 아주 미세한 구멍이 여러 개 생긴다. 이 구멍으로 인해 암세포는 안팎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죽는다. 암세포 사멸은 물론, 체내 면역세포 활동도 촉진된다”고 설명했다. IRE는 치료 과정에 열에너지를 만들지 않고 암세포만 타격해 주변 혈관과 조직이 안전하다. 고주파 등 기존 치료법은 높은 열을 일으켜 주변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김 교수는 “A씨의 경우 암 병변이 간과 장 사이 혈관인 간문맥에 닿아있어 치료 부위만 타깃할 수 있는 IRE가 적당했다”고 덧붙였다. 김만득 교수는 “췌장암, 간암에 이어 앞으로 치료 대상 암종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