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종교인 행위에 교회 이미지 실추… 하나님만 순종하라”

“일부 종교인 행위에 교회 이미지 실추… 하나님만 순종하라”

축소사회 속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이 철 기감 감독회장

입력 2024-02-1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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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기감 감독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대담에서 축소사회 속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이철(70)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은 2020년 하반기 기감 감독회장으로 취임한 뒤 올해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았다. 그는 최근 일부 종교인들의 행위가 교회와 목회자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데 동의하면서 “신앙적 목적이 우선돼야 하는데 정치적이고 불순한 동기로 교회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목사는 직업이 아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이며 하나님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온전히 순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회장은 팬데믹 기간 감독회장직을 수행하며 초개인화된 축소사회로의 변화를 두 눈으로 목도했다. 아울러 저출산 문제로 국가의 존립을 걱정하는 상황 속에서 그는 교회의 시대적 역할과 사명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깨달았다. 국민일보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이 감독회장과 대담을 갖고 축소사회 속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역할과 사명을 청취했다.

대담=이명희 종교국장

-코로나를 겪으면서 한국교회 이미지가 많이 나빠졌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여는 목사들이나 김건희 여사 명품백 몰카에 등장하는 목사의 의도 역시 순수하지 않은 것 같다. 이 때문에 교계 전체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양상이다.

“목적 자체가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자 하는 게 아니고 불순한 동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목사라는 이름이 붙으니 교회 전체가 타격을 받는다. 직책이 주어지면 책임져야 할 무게가 보통 무게가 아니다. 신앙적 목적이 우선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문제다. 정치적 목적, 이용(악용)하려는 목적 등은 욕 먹을 수밖에 없다. 신앙과 책임을 우선시해야 하는데 그걸 모르는 것 같다. 강조하자면 목사는 제도권에 있는 직업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다. 아울러 하나님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온전히 순종해야만 한다.”

-한국교회는 초기 순교 시대를 거쳐 부흥 시기가 있었고 지금은 정의할 만한 단어가 없는 것 같다. 현재 한국사회는 축소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새로운 교회론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어떤 시대든지 교회 본질은 변함이 없다.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교회, 이러한 본질은 어느 시대 상관없이 가야 한다. 사람들을 향한 접근 방법은 바뀔 수 있다. 세상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방법도 바뀐다. 초개인화된 축소사회로 바뀌었으니 개인과 개인의 만남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제 교회도 소규모 활동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대형 집회를 하고 한꺼번에 만나서 전도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면 안 된다. 그때 그때 맞춰서 유연하게 나아가야 한다.”

-정부가 수백조원을 쏟아붓고도 출산율은 0.7명대까지 떨어졌다. 출산율을 끌어올려야 한국의 미래도, 하나님의 나라 확장도 가능하다. 교회가 할 일은 무엇일까.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고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한 게 방법이 아니다. 이게 바로 신앙이다. 그 신앙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 결혼과 출산은 하나님이 주신 가장 신성한 축복이다. 영적 삶이다. 이러한 진실을 신앙적으로 가르쳐줘야 한다. 하지만 지금껏 이를 신앙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데 있어 한국교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가정을 갖고 출산을 하는 게 신앙적 삶이라는 것을 근본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아이를 안 낳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돌봄의 문제다. 교회가 예배 외에 안 쓰는 공간을 탁아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부 교회가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를 전국 교회로 확대하는 방안은 어떤가.

“교회는 모든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열어놔야 한다. 종교 시설도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 보육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입법 청원도 하고 있다. 이제 교회가 직접 나서서 돌봄 문제를 해결할 때가 됐다. 교회가 나서면 분명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아기학교를 2010년부터 강릉에서 했다. 그랬더니 청장년들도 늘어났다. 교회 돌봄으로 아이 문제도 해결되고 일자리도 해결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규제를 하면 작은 교회는 못한다. 법적으로 규제를 받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철 기감 감독회장(오른쪽)과 이명희 국민일보 종교국장이 대담하고 있다.

-청년층이 교회를 떠나는 것도 큰 문제다. 청년들을 교회로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청년들이 기대하는 교회는 폭이 넓고 깊은 영성을 가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폭도 좁고 교인들의 영성이나 인격이 실망스럽다고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과 진심으로 교제할 수 있는 지도력을 길러내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교회의 경우 지도력 자체가 어른 중심이다. 이제 청년들을 담당하는 교회 학교는 전적으로 젊은 목회자가 맡도록 해야 한다. 젊은 세대와 대화가 통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일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청년들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

-올해 3월 31일 한국교회총연합 주최로 명성교회서 열리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설교를 맡았다. 2024년은 한국교회로서는 재도약을 꿈꾸는 해다. 어떤 메시지를 준비하는 지 궁금하다.

“예수는 부활이요 영원한 생명이다. 이 말씀을 전하려 한다. 천국의 메시지를 이땅에서 하는 것이다. 영원히 변치않는 희망의 메시지다.”

-기감 감독회장을 맡아 지난 3년간 많은 일을 해왔다. 그간의 성과와 올해의 주력 사업은 뭔가.

“두 가지 문제에 집중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선 감리회의 안정이다. 지금껏 내부적으로 어려운 문제들을 정리해왔고 어느 정도 이뤄진 것 같다. 다음은 교회 회복이다. 특히 선교 동력이 노후화됐다. 선교사들이 대거 은퇴연령이 되면서 선교도 위축되는 상황이다. 이것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이냐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기감에서 하디 영적 각성운동 120주년과 용문산기도원 구국제단 60주년을 맞아 지난해 9월부터 ‘100년 기도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도운동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교회사 전체로 따져보면 부흥운동의 초점은 하나다. 회개에서부터 시작됐다. 1903년 원산에서 하디 선교사의 회개운동부터 시작해 1907년 평양 대부흥으로 발전했다. 하디 선교사의 회개 특징은 문화적 우월감을 깊이 회개하고 내려놨다는 것이다. 문화적 차이가 나던 때에 스스로 낮아졌다. 이를 통해 조선 사람들이 점차 깨지기 시작했다. 하디 선교사의 회개라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충격이었던 셈이다. 결국 조선 사람들을 존중하는 진실한 사랑 때문에 부흥운동이 일어났다. 100년 기도운동이 갖는 본질적 의미는 바로 하디와 같은 회개와 내려놓음이다.”

-기감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탈퇴 여부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해에 공식 논의기구인 NCCK 대책위원회도 꾸렸다.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보나.

“동성애에 대한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동성애를 악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이 극단으로 갈까봐 염려했다. 이혼을 한다해도 왜 그런지 서로 알고 그것조차도 합의를 하고 가야 되는 거 아닌가. 그것도 없이 양쪽이 낙인 찍고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 방법은 향후 한국교회 전체적으로도 좋은 방향이 아니다.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신앙관에 있어서 극단으로 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상호간 충분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조만간 좋은 이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국내에도 동성애 등 성오염 물결이 거세다. 목회자들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에도 나섰고 국민일보도 지난해부터 ‘정거장’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서구처럼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서구도 다시 돌아올 때가 있을 것이라 본다. 왜냐면 비정상적이니까. 비정상은 얼마 못 간다. 가정은 부모가 있고 자식이 존재해야 가정이다. 그런게 없는 데 어떻게 유지가 되겠나. 회의적인 시각에는 명백히 반대다. 일시적인 시대가 있는 것이지 오래 못간다고 생각한다. 비정상이니까. 다만 동성애자들도 구원의 대상이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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