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면 절대로 양궁 안할 것… 다만 양궁 사랑은 그대로”

“다시 태어나면 절대로 양궁 안할 것… 다만 양궁 사랑은 그대로”

‘올림픽서만 금 3’ 기보배 은퇴식

입력 2024-02-15 04:04
기보배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27돈 금메달을 은퇴선물로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다시 태어나면 양궁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양궁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일 것이다”

‘한국 여자 양궁의 상징’ 기보배가 활을 내려놓는다. 기보배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27년간의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1997년 활을 잡은 기보배는 양궁 명가로 통하는 광주여대, 광주시청 소속으로 국내 무대를 휩쓸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자신의 전성기를 열었다. 2012 런던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을 차지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8연패에 기여했다. 올림픽을 비롯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세계양궁월드컵, 아시안게임, 국내 경기를 통틀어 무려 금메달 94개, 은메달 50개, 동메달 43개를 쓸어담았다.

지난해에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통과해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듯했으나 결국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기로 했다. 기보배는 “양궁에서 올림픽에 나가는 건 상상도 못할 만큼의 고충과 부담감이 동반된다”며 “태극마크를 힘들게 달았고 파리올림픽도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이걸로 만족하고 활을 내려놔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은퇴 후에는 양궁의 저변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선수 생활을 병행하며 재작년 체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기보배는 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양궁을 알리고 있다.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려는 마음이다. 그는 “양궁이 올림픽 시즌 때만 반짝 관심을 받는 게 선수로서는 아쉽더라”며 “양궁 클럽이나 아카데미를 여는 것도 고려했지만 일단은 종목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