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쿠바가 국민 위해 南과 수교할 때 NLL 도발 위협한 北

[사설] 쿠바가 국민 위해 南과 수교할 때 NLL 도발 위협한 北

입력 2024-02-16 04:0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4일 신형 대함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 국경선 수역에서의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이 남북 해상 경계와 관련해 국경선이라는 표현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한국과 쿠바가 14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는 소식에 가장 놀란 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일 것이다. ‘북한의 형제국’이자 반미 기치를 함께 내걸었던 쿠바가 60년 이상 외교관계를 끊었던 한국과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2018년 방북했을 때 김 위원장이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하고, 평양 여명거리에선 무개차에 함께 올라 퍼레이드까지 벌이며 동지애를 과시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끈끈했던 형제국이 불과 한 달 전 김 위원장이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한 나라와 수교한 것이다.

수교의 배경을 들여다보면 북한으로선 더더욱 충격이 클 것이다. 이번 수교는 한마디로 쿠바가 이념보다는 경제를, 단절보다는 교류를 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쿠바는 미국과 오랜 세월 대치하면서 남미의 대표적인 빈국으로 전락했었다. 그러다 2020년대 들어 사회주의 경제의 결함을 인정하고 민간의 경제 참여를 확대하는 등 변화의 길을 걸어 왔다. 특히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피폐한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뤄낸 한국이 쿠바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실제 현지에선 ‘한국을 배우자’는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K팝과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등 쿠바 내 한류 열풍이 거세진 것도 수교를 결단한 배경이다. 굶어죽는 주민이 속출하고, 억압 속에서도 한류를 갈망하는 주민이 늘고 있는 건 북한도 마찬가지인데, 왜 그들만 남한과 벽을 쌓고 고립을 자초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나라밖 사정은 이런데도 김 위원장은 주야장천 군사 도발만 꾀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그는 쿠바가 한국과 수교하던 날 미사일 시험을 지도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고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에 ‘국경선’을 그어 군사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상주권을 무력행사로 지켜내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는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도 남측이 서해 국경선을 넘으면 침범으로 간주하겠다고 했었다. 일련의 위협이 서해 5도 주변에서 도발하기 위한 꿍꿍이인 것 같은데, 군 당국이 한시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겠다. 지도자가 그렇게 허구한 날 미사일만 쏘고 도발만 꾀해서야 어떻게 주민들 살림살이가 나아지겠는가. 김 위원장도 이제는 나라밖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직시해야 한다. 언제까지 시대착오적 외교관에 틀어박혀 군사대결만 추구하며 주민들 고통은 나 몰라라 할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