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국·노웅래·이성윤·유동규… 총선 희화화 ‘블랙 코미디’

[사설] 조국·노웅래·이성윤·유동규… 총선 희화화 ‘블랙 코미디’

입력 2024-02-16 04:04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가칭)조국 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행보가 황당한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 2심 실형 판결을 받은 그가 “비사법적 명예회복”을 명분 삼아 선거판에 나서자,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다렸다는 듯 출마선언을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출마해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역시 피고인 신분이면서 법무부 징계위에 회부돼 있는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도 징계위가 열린 날 출마를 선언하며 조국 신당을 유력한 선택지로 꼽았다.

세 사람은 ‘명예회복’이나 ‘방탄’ 같은 사(私)를 위해 총선에 나선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가장 공적인 무대여야 할 선거를 사적인 목적에 활용하며 희화화하는 행태가 유행처럼 됐다. 이들의 주장이 먹힌다면 돈 봉투 살포 혐의로 수감 중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총선 행보마저 명분을 얻게 될 판이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씨가 “이재명을 잡겠다”면서 출마를 선언한 것 역시 보기 드문 코미디다. 그의 동기는 아마 한때 편이었다 이젠 적이 된 이를 향한 ‘악감정’일 텐데, 역시 사사로운 목적임은 다르지 않다. 개혁신당은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양정숙 의원을 갑자기 영입해 의원 5명을 확보하며 정당 보조금 6억원을 챙겼다. 이렇다 할 입당 행사도 없었던 걸 보면 가치를 공유했다기보다 돈과 출마 기회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지 싶다. 기소됐거나 정치 중립 의무 등을 어겨 징계 받은 검사들이 출마 채비를 하는 것도 혀를 차게 한다. 임명 공직에서 문제를 일으킨 이들이 선출 공직을 넘볼 만큼 선거가 우스워진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블랙 코미디 같은 일이 속출하는 것은 우리 정치가 그만큼 왜곡돼 있음을 뜻한다. 대의보다 진영이 당락을 좌우하는 선거판이 웃지 못 할 상황을 낳았다. 이런 이들이 출마할 엄두를 못 내는 정치 문화. 그걸 만들어낼 힘은 유권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