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공의 사직·의대생 휴학 투쟁, 필패할 것

[사설] 전공의 사직·의대생 휴학 투쟁, 필패할 것

환자 볼모로 밥그릇 사수
정부는 원칙 대응 지켜내
의료파업 악순환 끊으라

입력 2024-02-17 04:01
16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병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각각 사직 및 휴학 투쟁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의료 대란’이 현실화할 조짐이다. 총파업 결의만 없었을 뿐 젊은 의사와 학생들이 사실상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정면으로 맞선 셈이다. 어떤 방식이든 환자들에게 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이들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 사회적 비난과 고립만 자초할 뿐이다.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은 19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전국 40개 의대생들도 오는 20일 휴학계를 내기로 했다. 전면 파업은 아니더라도 전공의들이 응급 당직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환자들이 선호하는 빅5 병원 전공의들의 사퇴는 ‘의료 공백’의 파장을 키울 수 있다. 의대생들이 휴학하면 전공의 배출이 그만큼 늦어진다. 지금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악화시킬 것들이다.

이들은 집단행동의 이유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필수 의료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점을 든다. 정부가 28차례나 의사 단체와 대화했고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을 내놓은 점엔 눈을 감는다. 오히려 속마음은 다르다는 걸 집회나 SNS에서 가감없이 표출하고 있다. 지난 15일 궐기대회에서 한 전공의는 “밥그릇을 위해 사직했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SNS에서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과 낮은 임금을 감내하지 못하겠다”며 사직하겠다고 했다. 과도한 근무와 휴식 부족은 공급을 늘려 해결하는 게 기본 아닌가. 전공의 수련 과정 이후 손에 쥘 파이가 의사 수 증가로 줄어들지 모른다는 거부감이 본질인데 정부 탓만 하니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

의사들의 배짱은 과거 파업 승리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다. 정부가 원칙을 지켜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정부는 전국 수련병원 전체에 ‘집단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 명령을 내렸는데 당연한 일이다. 응급실 마비에 대비해선 비대면진료 및 진료보조(PA) 간호사 활용 확대 등을 예고했다.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 의사정원 확대는 의사 탄압이 아닌 비정상의 정상화를 꾀하는 것이다. 정부가 19년째 공급을 통제해 이익을 극대화시켜준 직종이 의사 말고 어디 있나. 어제 한국갤럽 조사에서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계획에 응답자의 76%가 찬성했다. 국민 10명 중 8명을 적으로 만들겠다는 생각 아니라면 무모한 파업 시도는 접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