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가룟 유다의 입맞춤

[오늘의 설교] 가룟 유다의 입맞춤

마가복음 14장 43~52절

입력 2024-02-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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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첫 줄에 보면, “예수께서 말씀하실 때에 곧 열둘 중의 하나인 유다가 왔는데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에게서 파송된 무리가 검과 몽치를 가지고 그와 함께하였더라”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잡기 위해 무장한 군인들입니다. 병행 구절이 되는 요한복음 18장 12절에는 “이에 군대와 천부장과 유대인의 아랫사람들이 예수를 잡아 결박하여”라고 기록돼있는데, 천부장은 로마군의 장교입니다. 고작 열두 명에 불과한 제자를 거느린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해 잘 훈련된 무장 군대를 동원했다는 말입니다. 당시 유대교 성전지도자들과 로마의 정치세력이 예수와 그를 따르는 무리를 위험인물로 봤다는 것입니다.

44절에서 가룟 유다는 군인들과 입 맞추는 사람을 체포하기로 미리 군호를 짜고, 유다는 예수님을 향해 “랍비여 부르면서 입맞춤을 했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모든 상황을 예수님은 이미 알고 계셨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이 예수님이라면 다가와 입맞춤을 하는 제자 유다를 어떻게 하겠습니까. 몸을 밀치고 얼굴에 침을 뱉지 않겠습니까. 마태복음 26장 50절에 보면 예수님은 “친구여 네가 무엇을 하려고 왔는지 행하라”라고 하면서 유다의 입맞춤을 받아주셨습니다.

가룟 유다의 군호로 군인들이 예수님을 체포하려고 했을 때 곁에 있던 제자 중 하나가 칼을 빼내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서 그의 귀가 떨어졌습니다. 칼을 휘두른 사람이 누구였을까요. 시몬 베드로였습니다.

그런데 왜 마가복음은 시몬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을까요. 마가복음은 로마에서 베드로가 예수님의 사후 그분의 공생애에 대해 구술한 것을 요한 마가가 전해 듣고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한 복음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드로의 부끄러운 이야기를 마가가 의도적으로 뺐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무장한 군인들 앞에서 칼을 휘두르는 것만큼 무모한 짓이 어디 있을까요.

그런데 불과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합니다. 조화될 수 없는 베드로의 두 모습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칼을 휘두르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고난받는 메시아가 아니라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왕이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예수, 내가 원하는 왕의 권좌에 오르고, 자신도 권세를 가질 수 있다고 믿었을 것입니다. 다른 제자들은 어떻습니까.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50절) 결국 예수님이 예언한 대로 됐습니다.

그런데 51~52절에 보면 왜 갑자기 심각한 상황에서 옷을 벗어 집어 던지고 도망가는 청년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이 청년은 누굴까요. 학자들은 이 청년을 마가라고 해석합니다. 마가는 홑이불을 덮고 잠을 자다가 집에 들이닥친 군대를 보고 놀라 옷도 입지 못한 채 나와 예수님께 이 긴박한 상황을 먼저 알리려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군대가 먼저 예수님을 체포하자 겁에 질려 줄행랑을 친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쉽게 예단하고 예측할 수 없습니다. 어설프고 심약했던 요한 마가가 마가복음을 선교의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또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의 원수였던 세리 마태가 마태복음을 기록했고, 초대교회를 핍박했던 사울이 이방인의 사도가 된 것처럼 나도 어떻게 쓰임 받을지 모릅니다.

옆에 있는 분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어떻게 쓰실지 모릅니다. 우리가 지금은 홑이불을 버리고 도망치는 수준의 믿음일지 몰라도 마침내 주님께 크게 쓰임 받을 수 있는 일꾼으로 변화될 수 있길 축원합니다.

노병진 목사(전주중앙교회)

◇전주중앙교회는 전북 전주에 있는 교회로, 한국기독교장로회에 소속돼 있습니다. 전주중앙교회는 말씀에 감동이 있고 성도의 교제가 풍성하며 바람 같은 성령의 역사가 넘치는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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