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림택권 (26) 은퇴 후 SSI 수강생·목사님들과 ‘벽 없는 선교회’ 사역

[역경의 열매] 림택권 (26) 은퇴 후 SSI 수강생·목사님들과 ‘벽 없는 선교회’ 사역

중국 옌볜 쪽으로 넘어온 북한 동포들 조선족 교회와 협력, 성경·전도법 교육
굿네이버스와 인연으로 아프간 방문 현지 비밀 예배 처소를 찾아 예배드려

입력 2024-02-2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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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택권(가운데 붉은 원) 목사가 2017년 10월 서울 거룩한씨성동교회에서 열린 ‘성경적성경연구원(SSI) 설립 9주년 기념 종교개혁 500주년 포럼’이 끝난 후 참석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은 모습.

2008년 세워진 성경적성경연구원(SSI)은 이후 수강생과 뜻있는 목사님들의 기도로 비욘드미션(Beyond Missions·벽 없는 선교회)이란 조직도 구성했다. 북한 두만강에는 일자리를 찾아 강을 건너 압록강가의 중국 옌볜 쪽으로 넘어오는 북한 동포들이 있다. 우린 이들과 접촉해 현지 조선족 교회와 협력해 그들에게 성경과 전도법을 가르친다. 교육이 끝나면 그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 전도하도록 생활비 등을 지원하고 파송하는, 일종의 간접 선교도 추진했다.

SSI 수강생들의 사연을 보면 참으로 다양하다. 경남 김해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또다시 지하철을 갈아타 강남구 압구정동 강의실까지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오시는 목사님도 계신다. 그 목사님은 김해시 중소공장들이 즐비한 곳에서 사역하며 공장에서 나오는 재활용 폐지를 수거해 판 돈으로 중국에서 온 노동자들을 상대로 전도하신다고 했다. 그의 집에서 식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식구만 10명은 되는 것 같았다. 사연을 들어보니 친자녀는 둘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입양한 자녀라고 하셨다. 그처럼 정말 훌륭한 목회자들이 SSI에서 강의를 들으며 목회 사역을 이어간다는 건 커다란 자부심이자 감사한 점이다.

아내가 세상을 뜬 후 삶의 터전인 미국으로 가 정착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아신대에 근무하며 맺어진 인연들과 연구 사역 등으로 계속할 일이 생겨나며 한동안은 은퇴 후에도 바쁘게 이중국적자의 생활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사회복지법인 굿네이버스와의 인연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기억도 난다. 굿네이버스와는 과거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목회할 때 이 기관의 미주 이사장을 맡아 유엔으로부터 비정부기구로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운 일로 연을 맺게 됐다. 대학 총장직에서 물러나 은퇴한 후 굿네이버스 현지 사역 시찰단의 일원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다.

이 시기는 샘물교회 선교팀의 인질 사건이 있기 불과 6개월 전이었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공항에 도착한 우리 시찰단은 현지 직원으로부터 영어 신문 기사 내용을 전해 들었는데, 탈레반이 한국 사람을 겨냥해 납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우리 일행은 그 소식을 듣고 놀랐지만 기도하며 조심스럽게 현지 보육원 등을 방문해 그들이 처한 현실과 필요를 눈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그들의 열악한 환경을 보며 과거 우리나라의 모습도 생각이 났다. 해외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도와주는 나라가 된 한국의 활약상을 보니 무척 자랑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주일날에는 현지 비밀 예배 처소를 찾아 예배를 드렸던 기억도 잊을 수 없다. 현지 기독교인들은 모처에 마련된 예배 처소에서 제각기 따로 한두명씩 들어와 모여서는 눈인사만 나누고 찬송은 따로 부르지 못한 채 그저 말씀만 듣고, 서로 조용히 기도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당시 설교를 전한 현지 교회 목사님은 현지인과 결혼한 미국인 선교사님이셨는데, 그가 전한 설교의 제목 ‘믿음은 행동을 만든다’(마 7:24~29)로 마치 마지막으로 전하고 듣는 유언과도 같았던 기억이 난다. 예배가 끝난 후 말없이 다시 세상 속으로 흩어졌던 그 형제들이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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