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목회로 시작해 공동 은퇴하는 선례 남기고 싶다”

“공동 목회로 시작해 공동 은퇴하는 선례 남기고 싶다”

[4050 신목회열전] <8> 서울드림교회 김여호수아·신도배 목사

입력 2024-02-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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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호수아(왼쪽)·신도배 서울드림교회 목사가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교회 비전센터 교역자실에서 공동 목회의 기쁨을 설명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21년 전 한국교회 목회를 경험하고 싶어 귀국한 이민 1.5세 목사에게 동갑내기 목회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우리 친구 하자.” 이 한 마디로 이어진 둘의 인연은 단순한 동역을 넘어 공동 개척으로 이어졌다. 한국교회에 신선한 울림을 준 서울드림교회(김여호수아·신도배 목사) 공동 목회의 시작이었다.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교회 비전센터 교역자실에서 두 목회자의 목회 여정을 들었다. 올해 59세가 된 김여호수아·신도배 목사가 만난 곳은 서울 온누리교회였다. 미국 시애틀형제교회 부목사이던 김 목사가 온누리교회에 부임한 뒤 이미 이 교회 부목사로 사역 중이던 신 목사와 친분을 쌓게 됐다.

한국교회 스타일도, 대형교회 시스템도 잘 몰랐던 김 목사는 신 목사를 의지했다. 신 목사는 김 목사가 바쁜 목회 일정 가운데 아내와의 관계에 어렵다는 말을 듣고 부산의 한 호텔을 예약한 뒤 “마음만은 스위트룸이다. 쉬다 오라”고 했던 친구였다.

김 목사는 “우리 둘 다 가장 일찍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했다. 행사를 마치고 같이 바닥에 누워서 ‘이렇게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말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2년 정도만 한국에 머물 생각이던 김 목사는 당시 담임 하용조 목사 비서실까지 거치며 7년여를 온누리교회에서 사역했다. 김 목사는 ‘이민교회가 살려면 한국교회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에서 교회 개척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 계획을 신 목사와 나누면서 “내가 교회를 잘 세워놓고 안정 되면 너를 초청하겠다”고 말했는데 신 목사의 대답이 놀라웠다고 한다. “고생을 하려면 같이 해야지. 내가 너의 부목사가 될게.”

신 목사는 “개척 초에는 ‘김 목사가 장년부, 내가 청년부’ 이런 식으로 역할을 나누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김 목사가 먼저 미국에서 확산하던 공동 목회를 제안했다”며 “역할 분배가 아니라 모든 사역을 같이 하는 개념으로 서로를 리더로 세워주며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는 공동의 꿈을 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9년 설립된 서울드림교회의 도전은 모든 게 새로웠다.

첫 보금자리는 서울 용산구 기독교대한감리회 여전도회관이었다. 교회와 관련한 모든 결정을 함께했고 주일예배 설교는 절반씩 나눠 맡았다. 처음엔 삐걱대기도 했다고 한다.

신 목사는 “사역에 대해 의견이 다를 땐 일단 진행을 멈추고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했다. 서운한 마음도 솔직히 털어놨다”며 “우리 목회의 성공은 둘의 마음이 변하지 않고 끝까지 사역하다가 공동 은퇴하며 ‘이런 교회도 있다’는 선례를 남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목회한 15년은 신 목사의 표현대로 ‘서로를 향한 고마움이 쌓여가는 여정’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믿음이 단단해졌고 부딪히는 일이 줄어들었다. 두 목사는 매주 같은 본문으로 설교를 준비하는데 가장 사랑하는 친구의 설교를 듣는 걸 은혜로 여겼고 성도들도 스타일이 다른 두 편의 설교를 기다렸다.

이 교회가 평안한 걸 본 후배 목회자들이 공동 목회의 비전을 품고 조언을 구하러 오는 일도 늘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말린다’면서 웃었다.

신 목사는 “보통 공동 목회를 꿈꾸는 이들이 ‘나는 설교를 잘하고 친구는 찬양을 잘하니 함께하면 좋겠다’는 식으로 가볍게 생각하는데 ‘사역’이 아니라 ‘관계’가 우선 돼야 한다”며 “마치 ‘소울메이트’처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비교하거나 경쟁 관계가 되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했다.

김 목사도 “예전에 내가 준비한 주일 설교가 마음에 들지 않아 성도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신 목사에게 설교를 부탁한 적이 있었는데 마음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또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신 목사가 내 가족을 책임져 줄 것이라는 데도 의심이 없다”면서 “이렇게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야 공동 목회를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드림교회는 서초구 상문고등학교 강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를 위해 상문고 강당을 리모델링했고 건물을 증축해 학교에 기부했다. 주중에는 성수동에 있는 비전센터와 교역자실을 사용해야 하는 등 불편함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드림 바이블 스터디(DBS·Dream Bible Study)’와 같은 양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공간의 불편함을 뛰어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DBS는 성도들의 회사 사무실이나 카페 같은 공간을 활용해 서울 각지에서 진행하는 양육 프로그램이다.

신 목사는 “서울에 예배당을 짓는 게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예배당 건축에 집중하다 보면 교회의 모든 관심이 영성보다 건축에 쏠리기 마련”이라며 “학교와 연합해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로 동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목회자는 앞으로도 함께 삶의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되는 제자를 양육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성도들이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으면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 훈련받은 제자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다하도록 돕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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