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권 ‘강제 징집’에 청년 엑소더스

미얀마 군사정권 ‘강제 징집’에 청년 엑소더스

반군에 계속 밀리자 병력보강 나서
공항·여권사무소엔 청년 탈출 행렬

입력 2024-02-23 04:04
지난 16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 있는 태국대사관 앞에서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얀마 군사정권의 강제 징집을 피해 나라를 떠나려는 청년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소수민족 반군의 거센 공세로 위기에 처한 미얀마 군정은 병력 보강을 위해 강제 징집에 나섰다. 민심이 가뜩이나 불안한 가운데 청년들의 이탈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CNN은 21일(현지시간) “의무복무를 통해 군대를 강화하겠다는 군부의 깜짝 발표로 청년들이 해외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며 “일부는 불법적인 경로를 이용한 탈출을 계획하거나 저항세력에 합류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매체 이와라디에 따르면 군정은 2010년 제정된 인민병역법을 근거로 오는 4월 중순 신년 축제 이후 징집을 시행할 방침이다. 미얀마 병역법은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을 2년간 군복무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 비상사태 시 복무 기간이 5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이 병역법은 실제 시행되지 않았고 군은 모병제로 유지돼 왔지만, 군정은 지난 10일 병역법에 따라 강제 징집하겠다고 선언했다.

군정은 3년째 이어진 반군세력과의 무력분쟁에서 계속 수세에 몰려 병력 증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수민족 반군인 미얀마민족민주연합군(MNDAA), 타앙민족해방군(TNLA), 아라칸군(AA)은 무서운 기세로 군부를 압박하고 있다.

BBC는 “미얀마 군부는 최근 몇 달 동안 굴욕적인 패배를 이어갔다”며 “반군 연합은 이미 중국과의 육로 교역 대부분을 담당하는 국경과 도로를 점령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얀마 군대는 반군의 공세로 사기가 크게 떨어져 병사들이 대거 항복하는 등 큰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은 공항과 여권 발급 사무소가 징집을 피하려는 청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9일에는 만달레이의 여권 사무소에 수천명이 몰려 2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각 여권 사무소에는 밤샘 대기 줄이 이어지고 있고, 대기표가 암시장에서 약 50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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