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하면 수입” 의협 지휘부 발언에 “막말 대잔치”

“의사 부족하면 수입” 의협 지휘부 발언에 “막말 대잔치”

증원 반대하며 편향된 인식 내세워
정부를 범죄자로 빗대 비판하기도
전문가 “결국 직역 이기주의” 지적

입력 2024-02-23 00:01 수정 2024-02-23 00:01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정부 정책을 규탄하는 팻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연일 앞뒤가 안 맞는 무리한 주장과 과격한 표현을 쏟아내고 있다. 의대 증원은 무조건 반대하면서도 외국인 의사 수입을 요구한다거나 의사 자질을 고교 등수로 판단하는 등 편향된 인식이 깔린 발언까지 나왔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사가 계속되면서 의사들이 고립을 자초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지난 21일 JTBC 뉴스에 출연해 “(소아청소년과 등) 의사들이 돌아올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게 우선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하다면 정부에서 외국 의사를 수입하는 한이 있더라도 빨리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 의사 유입 대신 국내 의사 수를 늘리는 게 낫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의사가 부족하다는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늘리게 되면 현재의 왜곡된 의료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외국 의사가 늘어나는 것은 괜찮지만 국내 의사를 늘리는 것은 안 된다는 취지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연 정례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대통령이 국민을 버린 의사를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된다고 말한 것 같다”고 주장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보건복지부는 “대통령이 그러한 말을 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이 발언에 대해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그야말로 막말 대잔치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외국인이 근무하려면 한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하고,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 인정을 받은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의사면허 취득, 의사고시를 통과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결국 의대 증원 외에는 더욱더 방법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대 증원을 반대한 채 직접적 경쟁이 어려운 외국 인력 수입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결국 직역 이기주의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비뚤어진 ‘엘리트주의’를 드러내는 발언도 나왔다. 이동욱 의협 경기도의사회장은 지난 20일 MBC 100분 토론에서 “지역의사제로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 의무 근무를 시키면 그 의사한테 진료받고 싶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역에 있다고 해서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데도 (의대를) 가고 (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역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발언은 의사의 자질을 판단하는 절대적 근거가 고교 성적이라는 편향된 인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교 성적이 의사의 자질을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인 것처럼 주장한 셈이기 때문이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과격한 주장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도 되풀이되고 있다. 이날 의협 정례 브리핑에서 주 위원장은 “매 맞는 아내(의사)가 자식(국민) 때문에 가출 못 할 거라고, 자식을 볼모로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정부)과 무엇이 다르냐”고 발언했다. 하지만 정작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비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서울시의사회 2차 궐기대회에서 좌훈정 대한일반과의사회장은 “(정부가) 20여 차례 협의하면서 의대 증원을 얘기했다는데 언제 우리가 동의했는가”라며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력을 해도 되나”라고 발언했다. 의대 증원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추진하는 정부를 범죄자에 빗댄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주 위원장은 지난 8일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니라 민도”라고 적었다가 지방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김유나 차민주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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