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주님 알게 된 뒤 흔들림없이 반정부 투쟁’ 법정 진술”

“나발니 ‘주님 알게 된 뒤 흔들림없이 반정부 투쟁’ 법정 진술”

CT “3년전 판결서 기독교 신념 드러내”

입력 2024-02-2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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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48·사진)가 생전 신앙인으로서 보여준 도덕적 용기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에게 큰 교훈을 줬다고 미국 기독교매체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가 최근 보도했다.

CT는 나발니가 2021년 2월 모스크바 시법원에서 열린 집행유예 판결 공판의 최후 발언에서 신앙인으로서 고난을 겪는 것을 기꺼이 감당하려는 기독교 신념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고 전했다. 한때 무신론자였던 그는 하나님을 알게 된 뒤 러시아 정부의 부패 행위를 고발하는 등 옳은 일을 하는 데 흔들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교회 성도인 그는 “내 인생에는 딜레마가 거의 없다. 모든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일반적으로 명확하게 설명된 책(성경)이 있기 때문”이라며 “물론 이 책을 따라가는 것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니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마태복음 5장 6절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라는 말씀이 큰 도전이 됐다면서 "제가 있는 곳은 정말 즐겁지 않다. 그러나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것과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 옳은 일을 했기 때문이다"고 역설했다. 또 정부를 향해 "진리를 구하는 자들이 조만간 그것을 성취하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CT는 나발니를 큰 고난을 겪은 성경 속 인물 엘리야, 베드로나 반나치 활동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에 빗대며 "그런 사람들을 복 있는 자라고 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힌 정치인이다.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정부와 고위 관료들의 비리 등을 폭로하며 푸틴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다. 이로 인해 숱한 정치적 탄압은 물론 러시아 정부 관계자로 추정되는 세력으로부터 암살 위협을 받았다. 특히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듬해 1월 그는 귀국길 공항에서 바로 체포됐고, 이후 사기 및 법정 모독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제3교도소에서 옥살이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쓰러져 의식을 잃은 뒤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의 측근들은 나발니가 살해됐으며 러시아 당국이 그 흔적을 숨기려고 일부러 시신을 넘겨주지 않는다고 맞섰다. 나발니 대변인은 사인을 조사하는 수사관들이 장례식을 비공개로 치르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나발니 시신을 교도소에 묻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나발니 시신은 사망 8일 만인 24일 가족에게 인계됐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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