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자부터 살려야” 전공의들 29일 복귀 시한 지키길

[사설] “환자부터 살려야” 전공의들 29일 복귀 시한 지키길

입력 2024-02-27 04:03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지 일주일째인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의료대란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1만명을 넘어섰다. 대형병원의 혼란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환자들의 불안과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온몸에 암이 전이된 환자가 치료 일정을 못 잡고, 장애인 환자 등은 정기적인 진료 예약을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급기야 대전에서는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간 80대 여성이 1시간 가까이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다리를 다친 70대 여성이 시내에서 병원을 찾지 못해 경남 창원까지 이송됐다. 정부가 보건의료위기 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하고 총력비상대응체계를 선언했지만 역부족이다.

보건의료위기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초래됐다는 건 심각한 모순이다. 대부분 전공의들은 여전히 정부의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적반하장이라도 지나치다. 무정부 상태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치를 넘기 전에 병원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부는 29일까지 업무에 복귀한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 의사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오늘이라도 병원으로 복귀하기 바란다.

중재 역할을 자처한 의대 교수들의 행동은 실망스럽다. 이들은 정부에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전공의에 대한 협박을 그만두라”며 전공의들을 두둔했다. 환자의 생명보다 면허 정지로 받게 될 불이익을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가.

병원을 떠난 전공의 중 20%에 가까운 의사들이 업무에 복귀한 것은 고무적이다. 울산대병원은 전공의 82명이 사표를 냈으나 이 중 50명이 복귀했다. 그러나 상당수 전공의들은 동료들의 눈치를 보느라 복귀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경기도의 어느 전공의가 지난 주말 비공식적으로 출근해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80대 여성 응급환자를 돌본 사례가 그중 하나다. 환자부터 살려야 한다. 의사들의 권위와 협상력은 의사 가운을 입고 환자 곁을 지킬 때 존중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