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오늘의 설교]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빌립보서 1장 27~28절

입력 2024-02-2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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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립보교회는 대단했습니다. 복음을 위해 헌신과 희생을 각오하고 자신의 목숨마저 버릴 수 있는 교회였습니다. 어쩌면 바울의 죽음을 대신하는 자리에 나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빌립보교회는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의 관점에서 보면 헌신과 희생은 고사하고 양보나 배려조차 없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이웃에 대한 사랑은 조금도 기대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이 교회에 대해 바울은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빌 1:27)고 말합니다. 그것은 “한마음으로 서서 한뜻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하여 협력하는 것”(27절)이고 “무슨 일에든지 대적하는 자들 때문에 두려워하지 아니하는 것”(28절)입니다.

첫째,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한 생활은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28절). 복음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따라서 복음에 합당한 생활은 죽음마저도 감수하는 생활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빌립보교회가 너무 잘하고 있으므로 바울은 다만 그 중요성을 상기시켜 줍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너희에게 은혜를 주신 것은 다만 그를 믿을 뿐 아니라 또한 그를 위하여 고난도 받게 하려 하심이라.”(29절)

한국교회에는 자랑스러운 믿음의 선배들이 있습니다. 피와 땀과 함께 마음을 주님께 드린 이들입니다. 순교한 주기철 목사님(1897~1944) 손양원 목사님(1902~1950) 양용근 목사님(1905~1943) 등이 계시며 순교한 염산교회(1939년 설립)의 77인과 야월교회(1908년 설립)의 65인 등이 있습니다. 또한 복음의 정신에 따라 말씀을 헌신적으로 적용해 사회적 지위와 재물을 포기한 박능일(?~1903) 전도사를 비롯한 홍의교회(1896년 설립)도 있습니다. 홍의교회는 이 정신으로 인근 마을과 섬에 100여 개나 되는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둘째,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한 생활은 한 마음으로 서서 한뜻으로 협력하는 것입니다(27절). 빌립보교회가 안 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바울은 복음을 전한다고 하면서 자신을 높이는 것은 복음에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이를 위해 바울은 그리스도를 모델로 삼아 그리스도의 낮아짐을 제시합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이시지만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6~8) 이것이 복음입니다. 따라서 복음에 합당한 생활은 자신을 비워 종이 되고 자기를 낮추는 것임을 천명합니다. 여기에서 바울은 우리 길을 보여줍니다.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여 한마음을 품어.”(2절) 복음에서 낮추는 것은 우리 역할이고 높이는 건 하나님의 역할입니다.

한국교회에는 분열의 아픔을 겪은 믿음의 교회도 있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지 못해 나뉜 교회들입니다. 이들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낮아짐이며 그 생활은 남을 낫게 여김(3절)이라는 복음의 정신으로 살 때 아픔을 피할 수 있습니다. 금산교회(1905년 설립) 최초 장로선거에서 피선된 이는 당시 집 주인이자 대지주인 조덕삼(1867~1919)이 아니라 그 집의 종이자 마부인 이자익(1882~1959)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부자는 그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종을 장로로 받들겠다고 해 교회는 하나가 됐습니다.

대적자를 두려워 말고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복음의 정신에 합당하게 교회를 세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복음이며 우리를 반듯하게 세우는 것도 복음입니다. 교회가 이 복음에 뿌리를 둘 때 교회는 세상의 빛이 될 것입니다.

배종열 목사(해길사역연구원·개신대학원대 명예교수)

◇해길사역연구원은 교회를 세우는 세움 사역과 사회와 연결하는 이음 사역, 사회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나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더 많은 교회가 개척되기를 소망하면서 교회 개척을 돕고 있습니다. 교회 개척 방향과 전략, 목회현장에서 필요한 이론과 실제를 가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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