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중립’ 스웨덴 나토 가입… ‘발트해 포위’ 푸틴 자업자득

‘200년 중립’ 스웨덴 나토 가입… ‘발트해 포위’ 푸틴 자업자득

헝가리 최종 동의로 32번째 회원국
“우크라 침공 결과, 푸틴 전략적 참패”
러 “역사적 실수… 대응 조치 부를 것”

입력 2024-02-28 04:08

스웨덴이 200년 넘게 유지했던 군사적 중립국 지위를 내려놓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32번째 회원국이 됐다. 스웨덴의 합류로 발트해 통제권을 확보하게 된 나토는 대러시아 안보 체제를 새롭게 구축할 전망이다. 북유럽 안보 지형이 재편되는 것이다. ‘나토 동진 저지’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 확장’이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맞았다.

A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는 26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했다. 나토 회원국 중 마지막 남은 헝가리의 최종 동의를 얻어낸 것이다. 스웨덴이 핀란드와 함께 2022년 5월 가입신청서를 낸 지 1년9개월 만이다. 이제 정회원 자격 취득까지는 며칠간의 형식적인 절차만 남았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스웨덴은 200여년간 지켜온 중립을 뒤로하고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며 “북유럽은 500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 방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엑스(옛 트위터)에서 “스웨덴은 이제 32번째 나토 동맹”이라며 “스웨덴의 가입은 우리를 더 강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환영했다.

나토의 동진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은 결국 서방 동맹의 세력 확장과 결속을 자초한 꼴이 됐다. 러시아는 이제 발트해에서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 이어 핀란드와 스웨덴까지 인접국 전체에 포위당하는 형국이다. 나토와 접한 러시아 국경선도 기존보다 2배가량 늘어나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푸틴이 계산하지 못했던 우크라이나 침공의 결과”라며 “푸틴은 영원한 평화 따위는 없다는 인식으로 확실히 동기 부여된 나토와 마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러시아에 안긴 전략적 참패”라고 평가했다.

나토는 향후 스웨덴 동남부에 있는 고틀란드섬을 주축으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선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고틀란드섬은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발트함대 본거지가 있는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를 동시에 견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된다. 칼리닌그라드는 미사일 발사대와 비행장을 보유한 군사도시로, 핵무기를 이전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돼 왔다.

오랫동안 자주국방을 지향하며 상당한 군사력을 갖춰온 스웨덴은 나토의 방위전략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스웨덴은 발트해의 험난한 자연환경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우수한 전투기와 코르벳함(호위함), 최신 잠수함 등을 자체 제작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웨덴의 방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전 국민이 참여하는 스웨덴의 ‘총력 방어’ 체제는 러시아의 위협을 우려하는 유럽 각국에 하나의 모델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안보 압박을 받게 된 러시아가 향후 어떤 대응책을 꺼내들지 주목된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자국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스웨덴과 핀란드가 중립을 포기한 건 역사적 실수”라며 “나토는 러시아의 안보를 해치는 방향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의 분명한 대응 조치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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