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애터미 회장 박한길 (6)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자 신세… 건강 잃고 시한부 선고

[역경의 열매] 애터미 회장 박한길 (6)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자 신세… 건강 잃고 시한부 선고

40대 후반 당뇨와 간경화까지 앓아
간성혼수로 가끔 의식 잃고 쓰러져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아이들이
하나님 말씀 붙들고 살아가길 기도

입력 2024-03-0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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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길 회장이 셋방에서 시작한 눈물의 기도는 오늘도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사업이 실패하면서 나는 월세방을 전전하는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한창 일해야 할 40대 후반에 당뇨와 간경화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다. 그렇다고 병석에 누워있을 처지도 아니었다. 당뇨나 간경화는 당장 큰 고통이 없고 좀 피곤할 뿐 정신도 멀쩡하다. 큰아들의 아르바이트 수입도 생계에 보태야 할 정도로 근근이 생활하기도 바빴다. 기업이 망하면 창업자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던 임직원과 외부 협력업체들에까지 손해를 끼치게 된다. 그래서 ‘기업이 망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내가 가게 될 하늘나라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패에 너그럽지 않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건강마저 잃은 나로서는 재기를 꿈꿀 수도 없었다. 진료를 해주던 친구 의사에게 얼마나 남았는지 솔직히 얘기해달라고 했다. 길면 1년, 짧으면 3개월이라 했다. 가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간성 혼수라고 했다.

한번은 쓰러지면서 얼굴이 바닥에 부딪혀 안면 골절상을 입고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 생명의 마지막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구원의 확신이 있었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신앙이 확고한 아내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았다. 단지 아직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들들이 내가 옆에 없을 때, 인생의 역경 때문에 하나님을 떠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있었다. 기절했다 깨어난 날 나는 아이들이 자는 방에 들어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렇게 기도드렸다.

“하나님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다 마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부자로 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하나님 말씀을 붙들고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다가 천국에서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 그 기도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하나님께서 이 기도는 안 들어 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여행을 가기 위한 짐을 모두 싸놓고서 부른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천국 여행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그동안 못 했던 전도나 하자 생각했다.

나는 병들어 셋방살이하면서도 ‘병 낫게 해주세요’ ‘가난을 면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해본 적이 없다. 내가 왜 병들고 가난해졌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인터넷쇼핑몰 회사가 성공했다면 나에게 하나님은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것이다. 침침한 셋방에도 하나님은 빛으로 찾아와 주셨다. 나는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쉬면서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지냈다. 그런데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하나님의 빛이 내 안에 임재하고 또 내가 곧 들어갈 천국을 고대하며 지내는 시간은 미리 천국에 와있는 것 같았다.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는 고초 속에서도 주님의 임재 가운데 있는 시간은 세상에서 성공했다면 절대 맛볼 수 없는 평안과 기쁨이었다. 나는 그때 이렇게 되뇌었다. “하나님! 하나님은 제가 없으면 안 되시는군요! 제가 옆에 꼭 있어야 하시는군요. 하나님! 저는 죄인이고 죽으면 한 줌의 재가 되는 가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었단다. 십자가 고통보다 너를 더 사랑한단다” 하고 말씀하셨다.

셋방에서 시작된 천국 대화는 오늘도 한없이 흐르는 눈물의 기도로 이어진다. 하나님을 다시 만난 ‘야곱의 사다리, 셋방’을 떠나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가 있을 뿐이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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