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뛰어나면 계속고용… ‘고령화시대’ 대처하는 선진기업

능력 뛰어나면 계속고용… ‘고령화시대’ 대처하는 선진기업

日, 고용·취업 지원해 선택권 부여
英, 단기 과제 중심으로 인재 활용

입력 2024-03-05 04:03

일본 식음료품 소매 업체 벨조이스는 4499명의 사원 중 60세 이상이 1368명(30.4%)에 달한다. 이 회사는 고령사원에게 정규사원과 같은 업무는 물론 지도자의 역할을 부여하는 ‘릴리버’ 제도를 운영하면서 무기한 계속고용을 실행 중이다. 영국 유니레버는 전문기술을 보유한 고령인력이 퇴사하면 이들의 노하우를 잃는 걸 우려했다. 이에 2019년 ‘유 워크’라는 인재 활용 프로그램을 도입해 은퇴를 앞둔 고령자나 은퇴자에게 단기 과제 중심으로 계속고용을 제공했고, 해외법인에 확대 적용 중이다. 아마존 같은 온라인 경쟁자 등장으로 위기에 처한 미국 월마트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배경에는 ‘퍼스널 쇼퍼’ 직무가 자리한다. 고령직원에게 직무 전환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도록 한 리스킬링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주수 머서코리아 부사장은 4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정기 간행물 ‘임금·HR연구 2024년 상반기호’ 주제발표를 통해 고령화 시대에 맞춘 해외 기업의 전략적인 인사관리 사례를 소개했다. 김 부사장은 고령화 대응법으로 계속고용을 위한 업스킬(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거나 복잡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숙련도를 높이는 것)과 리스킬, 외부 인재를 기업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만큼 활용할 수 있는 온디맨드 채용 등을 제시했다. 링크드인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회원이 프로필에 추가한 스킬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3억6500만개에 달했다. 김 부사장은 “고령화 시대에 ‘교육-고용-은퇴’의 1모작 경력은 부족하다”면서 “고용과 은퇴 사이에 업스킬과 리스킬을 끼워 넣는 변화를 통해 계속고용, 직무 전환, 또 다른 고용으로 이어지는 멀티 경력 곡선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가 사회 문제화가 됐다. 일본 전기기계기구 제조사 사사키는 고령사원을 ‘사범’으로 임명해 공구 사용에서부터 서류 작성에 이르기까지 전 업무 과정에 대한 신입사원 교육과 상담을 맡긴다. 일본의 고령자 고용 지원 정책과 일본 기업의 고령자 활용 전략을 분석한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일본은 1994년 법적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이후 기업에게 계속고용, 정년 연장, 정년 폐지 등 선택권을 부여하고 다양한 고령자 고용·취업 지원 대책을 시행해 고령자 고용을 촉진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기업과 고령자 개인의 자율적인 선택이 가능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