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대 정원 관련 서울대 교수협의 충정 어린 제안

[사설] 의대 정원 관련 서울대 교수협의 충정 어린 제안

입력 2024-03-27 04:01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서울대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총회에 한 교수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26일 최근의 의사 파업 사태와 관련해서 긴급 제안문을 발표했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내놓은 제안에는 장기간 대립 중인 의정 양측에서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전공의와 학생들이 스승과 사회 구성원 모두를 믿고 내일이라도 복귀할 것을 간절히 청한다”라는 대목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의 애정이 엿보인다. 전공의와 학생들이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거나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이들은 교육자로서 대학 교육·연구의 부실화와 입시를 앞둔 수험생·학부모의 혼란도 우려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환자들의 피해 등 의료시스템 붕괴 외에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사회 전반에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교수협의회는 정부와 의료계 양측에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에는 ‘전공의와 학생들이 진료와 학업에 전념하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 등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정책의 유연성과 의료계에 대한 신뢰를 토대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의대 증원 정책을 보완해 사회 구성원들의 노고에 화답해 달라”고 했다. 또 의료인들에게는 “정부의 정책을 이해해 주시고, 지금껏 덮어왔던 의료 시스템 혁신에 매진하여 사회의 지지를 받으며 합리적 대안을 정부와 협의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의료계를 향해 대화의 장에 나서 달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의대 교수진을 비롯한 의료인들은 의료 개혁을 위한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며 “제자인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부터 잇따라 “의료인들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하라”거나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 긴밀히 소통하라”고 내각에 지시한 바 있는데 국무회의 발언으로 사흘째 의료계를 향해 대화에 방점을 찍은 제스처를 보낸 것이다.

제3자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중재안 성격의 긴급 제안문을 발표했고, 강대 강으로 치닫던 의정 대립 상황에서 대통령이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거듭 내놓고 있다. 어렵게 만들고 있는 대화 분위기를 일부 인사의 가볍고 하찮은 언행으로 망치지 않길 바란다. 정부와 의료계가 전제조건을 앞세우지 않는, 진지한 대화에 나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