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시즌5] 청년의 삶을 비춘 은혜의 빛, 사진에 담아 새기다

[갓플렉스 시즌5] 청년의 삶을 비춘 은혜의 빛, 사진에 담아 새기다

부산 청년들의 ‘일상의 빛’ 속으로

입력 2024-04-0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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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빛은 언제나 우리를 비추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도 마찬가지다. 분주한 일상은 24시간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한 채 살아가게 하기 일쑤다. 시대와 환경이 사람들을 축소 사회로 내몰고 크리스천 청년들을 위축시킨다 해도 ‘하나님을 자랑하는 것’이 삶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 선포해왔던 국민일보 갓플렉스(Godflex)가 부산 집회를 앞두고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 성도들의 일상 이야기에 귀 기울여봤다. 또 빛으로 다가온 일상 속 은혜의 장면들을 일기장과 추억으로 남겨진 SNS의 한 페이지 열어보듯 재구성했다. 4일 오후 7시, 이들의 고백만큼 뭉근한 감동과 도전을 줄 ‘2024 갓플렉스 in 부산’이 수영로교회에서 기다린다.

일상의 빛 ‘현관문’(이유진·23)


지난해 2월, 고향인 전남 완도를 떠나 대학 편입과 함께 ‘국내 유학생’으로서 처음 마주한 부산은 내게 외로움의 땅이었다. 같은 학번 동기들은 대부분 휴학 상태였고 복학생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타지에서 온 나이 어린 편입생이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스스로 만든 벽이 높아지고 있을 때 수영로교회 청년부 공동체를 만났다. 전에 없던 온기를 불어넣어 줬던 그 공동체는 이곳을 감사의 땅으로 바꿔놓았다. 매일 세상으로 나갈 채비를 하며 신발장에서 현관문을 바라볼 때 눈앞엔 하루를 살아낼 힘을 주는 에너지가 놓여 있다. 청년부 소모임 친구들과 주고받은 롤링페이퍼, 재미난 추억들이 담긴 ‘인생 네 컷’ 사진들, 영적인 성장 과정을 되뇌게 하는 각종 수료증. 그 안엔 보이지 않지만 마음과 표현들이 모여 만든 빛이 있다.

일상의 빛 ‘도서관 & 광안리’(이현준·24)


요동치듯 흔들거리며 결단의 기로에 서 본 사람이라면 선택과 결과가 주는 중압감이 얼마나 큰지 안다. 남보다 뒤늦게 축구 선수가 되겠노라며 책가방에 축구화를 넣었을 때도, 엘리트 선수층의 높은 장벽에 꿈을 접은 채 대학 체육학과에 입학하게 됐을 때도, 최근 전공을 바꿔 의료AI를 공부하는 공학도가 됐을 때도 늘 결단은 쉽지 않았다. 과거엔 위축되고 자존감이 바닥을 쳤지만 지금은 다르다. 금요철야기도회에서 가슴에 새긴 메시지가 나침반이 돼줬기 때문이다. “말씀으로 기선을 제압하라.”

학교 도서관은 나를 잠잠하게 하는 공간이다. 자주 앉는 자리를 찾아 공부의 첫 단추로 마주하는 말씀묵상(QT)이 분주한 일상에서 잊고 살았던 본질을 찾게 한다. 매일의 묵상이 감사의 빛으로 나를 휘감는다. 내가 헛되고 실패했다고 여겼던 순간들이 나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오묘한 계획으로 다가온다.

내가 나고 자란 부산 광안리는 내겐 관광지가 아니라 안식처다. 새벽기도를 가기 위해 자전거에 올라타면 지나가지 않을 수 없는 관문이다. 조용한 바다와 굳건히 서 있는 광안대교를 바라보노라면 의료AI 기술을 활용해 생명을 살리는 선교사로서의 비전이 신비롭게 떠오른다.

일상의 빛 ‘노을’(김희현·37)


내 취미는 자연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 것이다. 눈으로만 담기 아까운 풍경, 꽃, 단골 카페의 커피잔 등을 차곡차곡 추억으로 쌓는다. 7년 전쯤이었을까. 설교를 듣다 한 문장이 가슴에 새겨졌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연을 주신 이유는 모든 것이 창조된 목적대로 살아감을 보여주기 위함이며 이는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소명대로 사는 것과 같다.”

그날 이후 자연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 창세기 1장은 기록한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을 보시면서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신 것을 말이다. 생명의 근원인 태양 아래서 꽃들도 구름도 바람도 바다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목적에 따라 열심히 본인의 할 일을 감당하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하루가 저물어가는 시간대에 찾았던 이기대공원과 오륙도 해맞이공원. 아름다운 색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물들게 하는 저녁노을이 남은 삶의 지향점을 되새기게 한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나의 인생도 사람들의 마음을 고요하고 평화롭게 만들어 주기를.

일상의 빛 ‘십자가를 향해’(김성국·42)


지난 연말연시 특별 새벽기도 기간이었다. 많은 성도가 새벽을 깨워 주님을 만나러 오는 시기이기에 예상대로 교회와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해야 했다. 교회를 향해 걸어가며 우연히 고개를 들었는데 전에 없던 뭉클함이 샘솟았다. 어둠이 깔린 새벽녘, 십자가와 교회명을 밝히는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세상을 밝히고 있는 불빛들에 익숙해져 그저 교회를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실외장식 정도로만 인식하며 지나쳐 왔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동시에 단기선교에 갔던 시간이 떠올랐다. 일상에선 당연하고 익숙한 십자가 불빛, 그것이 선교지에서는 탄압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세상에서 올바르게 밝혀지는 빛이 되지 못할 때도 있다.

모태신앙으로 42년을 기독교인으로 살면서도 교회를 오래 다니며 무뎌진 십자가의 불빛이 감사에 무뎌지고 대단하며 특별한 은혜만 갈구하게 되는 매너리즘에 빠진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새벽을 깨워 예배당으로 향하던 그 날, 눈앞에 다가온 십자가 불빛은 영적으로 어두웠던 내 삶 속 은혜의 빛이었다.

일상의 빛 ‘십자가’(곽은진·44)


교회 미디어팀에서 사역하는 내겐 교회의 다양한 공간을 찾아가 촬영하는 게 일상이다. 교회로부터 1시간30분여 떨어진 수양관을 찾던 날이다. 수양관 앞마당에 랜드마크처럼 세워진 십자가를 바라보다 십자가에 걸려 있는 하늘의 빛에 눈이 번쩍 뜨였다.

사진 속 십자가처럼 하나님께 가까이 서면 눈이 부신 만큼 밝은 빛이 있고 그 빛을 등지면 까만 어둠이 된다.

늘 품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몇 번의 손가락 움직임만으로도 우리는 빛을 구할 수 있다. 그만큼 빛은 우리 가까이 있다. 은혜의 빛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마음이 교만하고 연약할 때도 하나님은 늘 우리를 위해 빛을 비추고 계시고 우리는 그 빛을 바라만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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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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