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굿바이 푸바오

[한마당] 굿바이 푸바오

정승훈 논설위원

입력 2024-04-03 04:10

푸바오가 한국 생활을 마치고 3일 중국으로 떠난다. 푸바오는 인천국제공항까지 ‘특수 무진동차’로 이동한 후 전세기를 타고 중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판다가 처음 한국에 온 건 1994년으로 한~중 수교 후 2년 만이었다. 수컷 밍밍과 암컷 리리 한 쌍이 왔는데 나중에 밍밍이 암컷으로 판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IMF 사태 이후 외화 유출 우려 등으로 1999년 돌려보냈다. 판다의 도입이 다시 거론된 건 2014년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 때였다. 2016년 3월 수컷 러바오와 암컷 아이바오가 한국에 왔는데 그해 7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터졌다. 2020년에는 코로나까지 확산되면서 한·중 관계가 얼어붙었지만 7월 20일 태어난 푸바오는 성장 과정이 공개되며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중국은 1970년대부터 판다를 외교에 활용했는데 임대된 판다들은 ‘죽의 장막’으로 불리던 중국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판다 사랑과는 별개로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지면서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하는 중국의 이미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세계 각국의 부정적 인식은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 내 부정적 인식은 2015년 37%에서 2017년 61%로 급증했고, 2022년 80%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77%로 소폭 감소했다. 푸바오의 사랑스러움이 치솟기만 하던 부정적 인식을 다소 누그러뜨린 것일까.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푸바오가 중국과 한국 인민의 우호를 증진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의 기대와 달리 푸바오가 계속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 한국에서 태어난 푸바오가 중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공격적인 ‘전랑(戰狼) 외교’가 계속된다면 우리 국민들의 마음도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아무쪼록 푸바오가 중국에서 잘 지내면서 한·중 양국의 거리를 좁히는 외교사절이 되기를 기원한다.

정승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