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정치인과 ‘SNS 과거’

[한마당] 정치인과 ‘SNS 과거’

손병호 논설위원

입력 2024-04-11 04:10

정치권에서 조심하라는 몇 가지가 있다. 입, 골프, 술 등이다. 입은 세 치 혀를 잘못 놀리면 말실수하기 십상이란 의미다. 과한 농담을 하거나 분별없는 말을 하는 경우다. 2년 전 수해 때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자원봉사 인증샷을 찍다가 사진이 잘 나오게 “비 좀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일이 대표적이다.

골프로 곤욕을 치르는 정치인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해 7월 전국에서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하던 때 골프를 즐겼다가 대국민사과를 해야 했다. 김영주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해 8월 본회의 도중 일본 골프 여행을 의논하는 문자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돼 비판받았다. 과거 이해찬 전 총리는 ‘3·1절 골프’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술은 음주 뒤 행패를 부리거나 성희롱·성추행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얘기다. 노래주점에서 보좌관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 중인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이런 경우다. 음주운전으로 망신 당하는 정치인들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총선을 거치면서 정치인들이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게 SNS와 유튜브가 아닐까 싶다. 이전에도 SNS·유튜브 발언 때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제는 발언 당시뿐 아니라 과거 10년 전 발언도 되짚어봐야 할 듯하다. 수년 전 SNS·유튜브에서 막말과 성(性) 관련 언급을 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김준혁 후보는 10일 총선일까지도 사퇴 압박이 거셌다. 유튜브 등에서 ‘북한군의 5·18 개입설’을 퍼뜨린 국민의힘 도태우 전 후보, ‘목발 경품’ 발언을 한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 페이스북에 ‘난교’ 옹호 글을 쓴 무소속 장예찬 후보의 공천이 취소된 것도 각각 4년, 7년, 10년 전 발언 때문이다.

요즘 자신의 과거가 담긴 ‘SNS 흑역사’를 지우려는 이들이 많다는데, 앞으로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SNS 대청소나 계정 폭파가 유행처럼 번지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가 나중에 지우기보다, 그런 말을 하려는 그릇된 사고와 마음가짐부터 뜯어고쳐야 하지 않을까.

손병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