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세단의 중후함 속에 숨겨진 ‘677마력의 박진감’

패밀리 세단의 중후함 속에 숨겨진 ‘677마력의 박진감’

캐딜락 CT5-V 블랙윙 시승기

V8 대배기량 엔진에 슈퍼차저 장착
가속페달 깊게 밟자 아찔함 찾아와
고속 주행 때 안정감·넉넉한 힘 체감

입력 2024-04-11 20:57
캐딜락의 CT5-V 블랙윙은 패밀리 세단의 모습이지만 V8 6.2ℓ 엔진에 슈퍼차저 과급기를 더 해 677마력을 오직 후륜으로 보낸다. 전장은 4945㎜로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비슷하다. 사진은 도로를 질주하는 CT5-V 블랙윙. 캐딜락 제공

캐딜락 CT5-V 블랙윙의 외관은 점잖은 패밀리 세단이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인 CT5의 고성능 버전이기 때문이다. 경쟁차종인 BMW의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보다 크고 중후한 외형이 매력이다. 심장을 담당하는 파워트레인은 심상치 않다. 시동을 걸면 V8 6.2ℓ 엔진이 우렁차게 깨어난다. 국내에서는 더는 찾아보기 힘든 대배기량 엔진에 슈퍼차저 과급기까지 더했다. CT5-V 블랙윙을 타고 지난 5~7일 서울 마포에서 강릉까지 왕복 약 500㎞를 주행했다.

CT5-V 블랙윙은 시동을 걸기 전 곳곳에 고성능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전면에는 흡기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메쉬형태의 그릴이 자리 잡았다. 특히 고속 주행 시 차량 주행에 안정감을 주는 프런트 스플리터가 낮게 깔리고 양쪽에는 펜더 벤트가 브레이크 디스크를 식히기 위해 길이 나 있다. 후면은 차량 이름처럼 검은색 카본 스포일러가 넓게 자리하고 있다. 배기구는 양쪽 2발씩 총 4발이 달렸다.

실내는 곳곳이 럭셔리카에 주로 사용되는 고기능성 소재 알칸타라로 마감됐다. 운전대도 마찬가진데 일상 주행 시 살짝 미끄럽지만, 레이싱 전용 장갑을 착용하면 그립이 배가 되도록 설계됐다. 시트는 레이싱 버킷시트를 닮았지만 일상과 고속 주행 시 모두를 충족하기 위해 가죽으로 마감됐다. 또 4점식 이상 안전벨트를 위해 헤드레스트 아래쪽에 양쪽으로 구멍이 나 있다. 블랙윙은 빨간색으로 시트, 안전벨트 등 포인트를 줬다.

시동을 걸자 점잖던 패밀리 세단은 온데간데없었다. 차체가 살짝 흔들리며 배기구로 V8 엔진이 깨어나는 소리가 났다. 냉간 시동 시 시끄럽게 깨어났던 엔진은 열이 오르자 이내 조용해졌다. 고성능이지만, 가속페달을 살짝 누르면 마치 대형 세단을 탄 것처럼 부드럽게 가속한다. 소음도 없었다. 무엇보다 힘이 세다는 것이 체감됐다. 타이어 열이 오르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아찔함이 찾아왔다.

CT5-V 블랙윙은 677마력이다. 선형적인 가속감을 위해 터보차저 대신 슈퍼차저를 장착했다. 토크는 91.9㎏f·m에 달한다. 쉽게 비교하자면, 한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빠른 차인 전기차 아이오닉5N의 토크는 75.5㎏f·m다. 가속페달을 전개하니 후륜에 677마력이 쏟아져 뒤가 미끄러졌다. 몇 번의 급전개 이후 손과 발은 땀으로 축축해졌다. 전자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런셜(eLSD)가 코너를 빠르게 주파할 때 도움을 줬다.

고성능인 만큼 브레이크와 서스펜션에도 공을 들였다. 브레이크는 카본세라믹 디스크가 적용됐다. 제조사나 차종마다 다르지만, 1000만~2000만원의 옵션이 기본 적용됐다. 브레이크를 답력도 조절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4.0이 적용돼 때로는 노면을 부드럽게, 필요시에는 강하게 쥐는 특성이 있다.

단점은 연비다. 독일의 메이커들이 엔진 다운사이징으로 배기량을 절반으로 줄일 때 CT5-V 블랙윙은 당당히 6162cc의 엔진을 넣었다. 약 500㎞ 주행 동안 연비는 6.9ℓ였다. 캐딜락도 이것을 아는 듯 크루즈 주행 시 실린더 8개 중 절반을 꺼트리는 기능을 더했다. 가격은 1억4000만원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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