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권 심판한 표심, 야권 면죄부로 착각하지 말라

[사설] 정권 심판한 표심, 야권 면죄부로 착각하지 말라

입력 2024-04-12 04:0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제12차 합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겸 선대위 해단식에서 김부겸-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이번 총선은 유독 자질 논란에 얽힌 후보가 많았다. 공교롭게도 압승을 거둔 야권에 그런 후보가 몰려 있다. 선거의 흐름을 탄 덕에 가타부타했던 이들이 상당수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런 결과를 논란의 종결로 여긴다면 엄청난 착각이다. 그들이 달게 된 배지는 결코 면죄부일 수 없다. 이는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법과 공정의 문제다. 불법과 불공정의 굴레를 쓴 이들이 국민의 대표라며 버젓이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누가 법과 공정의 질서를 지키려 하겠는가.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을 넘어 한국 사회가 공동체로 지속되느냐가 이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달려 있다. 비록 당선했을지라도 그들의 과오에는 엄중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당선인이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이 막혔을 때 대학생 딸을 사업자로 둔갑시켜 거액의 사업자 대출을 받아내고 강남 고가 주택을 손에 넣은 행태는 명백한 불법 행위의 소지가 다분하다. 이런 노골적 반칙이 선거 결과에 따라 유야무야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아무리 의원 신분을 가졌더라도 엄정한 수사와 재판을 적용할 수 있어야 법치의 틀이 유지된다.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도 그렇다. 입시비리와 직권남용 등 2심에서까지 실형이 선고된 범죄 혐의는 총선이 면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법 절차는 독립된 방식에 따라 좌고우면 없이 진행돼야 한다. 이밖에 김준혁 황운하 박은정 김준형 등 막말, 유죄 판결, 전관예우 등 상식에 반하는 처신과 논란에도 국회에 입성한 이들을 향해 더 엄격한 감시의 눈길을 보내야 우리 사회의 근간이 되는 원칙을 지킬 수 있다.

총선 결과에 투영된 민심은 ‘정권 심판이 더 급하다’는 것이었다. 이를 야권이 지난 4년간 거대 의석을 장악하고 보인 행태에 대한 용인으로 해석한다면 심각한 오역이 아닐 수 없다. 선거 과정에서 나타났던 여야 지지세의 빈번한 출렁임이 그것을 방증한다. 이제 입법 권력은 오로지 국민과 민생을 위해 사용돼야 할 것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 정쟁을 위한 국회가 재현된다면 다음 선거의 심판 대상은 또 바뀌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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