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 지내는 소그룹 목장 160여개… 복음으로 가족 이루다

‘가족으로’ 지내는 소그룹 목장 160여개… 복음으로 가족 이루다

[4050 신목회열전] <15> 김인환 더라이프지구촌교회 목사

입력 2024-04-15 03:06 수정 2024-04-17 10:43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김인환 더라이프지구촌교회 목사가 최근 경기도 화성 동탄채플 카페에서 '가족으로 사는 교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더라이프지구촌교회 제공

소년을 가족으로 유일하게 품던 이는 주일학교 교사였다. 그 덕분에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 소년은 장성해 목회자가 됐고 ‘가족 같다’는 칭찬보다 진짜 가족으로 사는 교회를 꿈꾼다. 더라이프지구촌교회의 김인환(58) 목사는 최근 경기도 화성 동탄 채플 카페에서 어린 시절부터 간직한 자신의 목회 철학을 밝히며 “공동체의 의미를 잃어가는 요즘 같은 때에 교회가 놀라운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족 같은 교회’ 거부하는 까닭

경기도 수원 광교 채플과 동탄 채플이 함께 사용하는 교회 홈페이지에는 ‘예전보다 사는 형편이 꽤 나아졌는데 아이들이 갈 교회가 사라졌다’는 김 목사의 인사말이 적혀 있다. 김 목사가 어린 시절 교회로부터 받았던 따스함을 표현한 말이다. 그는 가정폭력이 심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중학교 3학년 때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친구의 꼬드김에 찾아간 교회에서 그는 아버지처럼 자신을 돌보던 주일학교 교사를 만났다. 김 목사는 “주변 상황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하루를 살아갈 힘이 생겼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김 목사는 대학 입시 재수를 하면서 택시 운전으로 번 돈으로 교회 아이들을 먹이고 가르쳤다. 그가 받았던 사랑을 그대로 나눈 것이다.

그렇기에 김 목사는 ‘가족같이’가 아닌 ‘가족으로’를 가장 중요한 목회 가치로 꼽았다. 29세의 늦은 나이로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졸업 후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모교회와 이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지구촌교회에서도 김 목사는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고 놀며 시간을 보냈다. 2011년 처음 개척한 광교 채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친하다는 것은 쓸데없이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이라며 웃었다.

일상 나누고 애경사 챙기며 가족으로

김 목사의 가족 목회 철학은 교회 운영 전반에 이어졌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동탄 채플과 광교 채플에는 ‘가족같이’가 아닌 ‘가족으로’ 지내는 소그룹 공동체인 목장이 120여개나 된다. 김 목사는 “친정엄마가 올 상황이 안 되는 산모를 위해 목장 구성원들이 시간을 내어 돌보는 등 삶 속에서 서로를 섬기는 모습을 보면 참 놀랍다”며 “복음으로 가족을 이루어 그 안에서 함께 울고 웃고 있더라”고 전했다.

특히 애경사를 살뜰히 챙겨 주변을 놀라게 할 때가 많다고 했다. 장례식마다 성도 70~80명이 찾아가는데 이를 본 상조사 직원이 ‘얼마나 큰 교회냐’고 물을 정도다. 교회는 현재 광교 채플에 800여명, 동탄 채플에 900여명이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 목장 공동체는 교회가 강조하는 ‘3·3·3 비전’의 일환이다. 김 목사는 “제자 3000명을 세우고 300개 마을 공동체를 이루며 30곳 교회로 분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체만큼이나 제자 훈련에도 진심이다. 김 목사는 “선데이 크리스천이 아닌 진정한 하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성도들이 3년에 걸쳐 기본 훈련, 특별 훈련 등 제자 훈련을 받는다”며 “신대원 과정과도 같은 교육 기간”이라고 자부했다.

평신도가 설교하는 교회

영아부의 아버지들이 예배를 이끄는 장면. 더라이프지구촌교회 제공

탄탄한 제자훈련 덕분에 적극적인 평신도 사역이 가능하다. 먼저 훈련받은 성도가 모든 미취학 아동 예배 설교를 맡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부 예배에도 한 달 한 번 정도 성도가 설교한다. 교회는 설교자로 헌신하는 성도를 ‘설교 간사’로 부른다. 김 목사는 “베드로전서 2장 9절처럼 모든 신자는 왕 같은 제사장이며 에베소서 4장 12절처럼 이들을 온전하게 해 봉사에 이르게 하고 싶다”며 “교역자를 구하기 어려운 교회가 많은 요즘, 일반 성도를 사역 리더로 세우는 것은 시대적 필요”라고 했다.

또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운영, 목장 모임 등 상당수 사역이 성도 중심으로 돌아간다. 김 목사는 “성도가 모인 곳이 하나의 교회라고 생각한다”며 “교회는 그 공동체를 대표하는 가문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김 목사는 믿음 안에서 제자 훈련을 받은 성도를 두고 “위대하다”고 표현했다. “사역의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어떤 분야에서는 우리 같은 교역자보다 (일반 성도가) 더 탁월합니다. 특히 믿음 안에 있는 분들이기에 겸손하기도 하고요. 또 다른 장점은 성도님들이 사역에 대한 어려움을 더 많이 이해해주신다는 것입니다.”

‘좋은 목사’ 아닌 ‘우리 목사님’ 되고파

김 목사는 주일 설교 때 넥타이 없이 편안한 티셔츠 차림을 하거나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에서 명품 티셔츠를 구입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나눈다. 성도 가족과 개인 여행을 갈 정도로 격의 없이 지내기도 한다. 이날 교회에서 만난 한 부목사는 “저와 가장 잘 놀아주시는 분”으로 김 목사를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김 목사의 연구월 당시 수석목사가 전권으로 교역자를 뽑은 일화도 부교역자 사이에 회자된다. 김 목사는 교역자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교회는 첫 예배에 160명을 시작으로 2개월 만에 300명, 1년 뒤엔 출석 성도 500명이 됐다. 보기 좋은 성장으로 평가됐지만 정작 김 목사는 남모를 어려움에 시달렸다. 창립 멤버였던 일부 성도가 오해로 교회를 떠났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걱정과 고민으로 잠도 못 잤는데 강단에서는 ‘할렐루야’를 외쳐야 했다. 목회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였다”고 회상했다. 6개월을 그렇게 괴로워하다가 기도하는 가운데 ‘그동안 좋은 목사가 되고 싶다는 내 의를 가지고 살았다’는 반성을 했고 다시 목회 본질을 좇기로 했다. 김 목사는 “성도님들이 나를 ‘우리 목사님’이라 불러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며 “그들과 오랫동안 같이 가족으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화성= 글·사진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많이 본 기사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