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통·협치 약속한 윤 대통령, 실천이 중요하다

[사설] 소통·협치 약속한 윤 대통령, 실천이 중요하다

입력 2024-04-17 04:01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여당의 총선 참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선거 후 엿새 만에 나온 첫 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몸을 낮췄다. “국민이 체감할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모자랐다”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 “서민의 삶을 훨씬 더 세밀히 챙겼어야 했다”면서 정부가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마무리 발언에선 “대통령부터 잘못했다.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발언의 대부분을 이렇게 자성에 할애했지만, 그것이 윤석열정부의 변화를 바라는 총선 민심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았을지는 의문이다.

국민이 여권에 참패를 안긴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실망감이 있다. 민생과 직결된 경제적 성과에 대한 실망, 정치 부재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 윤 대통령은 주로 전자를 말했다. 고물가·고금리의 고통을 덜어내지 못했고 서민·소상공인·청년층에 정책의 효과가 미치지 못했다고 고백했는데, 총선 유권자의 시선은 이미 그런 미흡함을 초래한 더 근원적인 문제를 보고 있었다. 입법권을 쥔 야당과의 대화를 회피해 정쟁의 일상화를 부른 협치 부재, 여권 내에서조차 대통령실이 갈등의 한 축을 차지하곤 했던 정치력 부재, 그런 상황에서 돌출하는 각종 변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국정 동력을 스스로 갉아낸 소통 부재의 국정에 대한 평가가 총선 결과에 담겼다. 총선 입장을 밝히면서 국정 운영의 문제점을 더 진솔하게 돌아봤다면, 그것을 국무회의가 아닌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전달했다면 많은 국민의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쇄신 의지를 두 문장에 함축했다.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더 많이 소통하겠다.” “국회와 더 긴밀히 협력하겠다.” 핵심적 과제인 소통과 협치를 강조한 이 말은 원론적이어서 이제 실천을 통해 각론을 채워가야 한다. 과감한 행동으로 정부가 달라지고 있음을 웅변해야 할 때다. 당장 눈앞에 놓인 인적 쇄신부터 민심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인사는 정권 출범 초부터 여러 차례 문제점이 지적됐던 사안이다. 친소와 진영을 넘어 널리 인재를 구하기 바란다. 국회를 우회한 민생 정책은 있을 수 없다. “민생을 위한 거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듯이 그동안 마다했던 야당과의 대화와 협치에 이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먼저 손을 내밀어 설득하고 협조를 구하며 지난 2년간 실종됐던 정치를 서둘러 복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