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노는 공간 내줘 예체능 교육… 초등생 돌봄 중심축 됐다

교회, 노는 공간 내줘 예체능 교육… 초등생 돌봄 중심축 됐다

[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시즌2] 남양주시·진접소망교회가 세운 전국 첫 ‘상상누리터’ 가보니

입력 2024-04-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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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18일 경기도 남양주 진접소망교회에 마련된 스터디룸에서 독서 등을 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와 지역교회가 전국 최초로 마련한 지자체형 초등돌봄센터 ‘상상누리터’ 활동의 일환이다.

18일 오후 3시 경기도 남양주 진접소망교회(최형길 목사) 스터디룸. 학교수업을 마친 초등학생 예닐곱 명이 잇따라 들어왔다. 아이들은 제법 익숙한 듯 저마다 자리를 잡고 노트를 펴 학교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한 아이는 휴게실로 들어가 쪽잠을 청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와 지역교회가 전국 최초로 마련한 지자체형 초등돌봄센터 ‘상상누리터’ 현장이다. 상상누리터는 돌봄 수요가 많지만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돌봄 체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비교적 한산한 평일에 유휴(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한 사업인데 교회가 공간을 내놓고 돌봄 사업에 손을 내민 것이다. 맞벌이 부부의 최대 고충 가운데 하나인 자녀 보육에 있어서 지역교회가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인데 향후 다른 지자체와 지역교회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남양주시는 최근 진접소망교회를 비롯한 열린교회(김원태 목사) 물댄동산교회(정종한 목사)와 함께 상상누리터 3곳을 개소했다. 다음 달 문을 여는 곳 역시 오남소망교회(이대복 목사) 다산중앙교회(최식 목사) 예정교회(설동욱 목사) 등 모두 교회가 나섰다. 교회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초등생 돌봄사업에 대대적인 실험에 나선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최형길 진접소망교회 목사는 “교회는 보통 평일에 공간을 사용할 일이 없다. 남는 공간을 기왕이면 지역사회에 유익이 되는 일에 돕고 싶었다”며 “처음 지역아동센터를 추진하려 남양주시에 전화했다가 ‘상상누리터’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함께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접소망센터는 교회 유휴공간을 활용해 ‘레스팅룸(휴게실)’ ‘플레잉룸(놀이실)’ ‘스터디룸(공부방)’ 등 다양한 용도 시설로 구성했다. 특히 플레잉룸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닌텐도 스위치와 플레이스테이션 등 최신형 게임기와 고사양 컴퓨터 10여대가 구비돼 있었다.

교육도 다음세대 눈높이에 맞췄다. 자율학습을 비롯해 미술 체육 음악 등 예체능 프로그램들로 평일 5일짜리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인기가 많은 예체능 프로그램은 피아노와 체육 등 전문 강사들을 초청해 아이들을 가르친다. 탁구교실 등은 교인들의 자원봉사로 이뤄지기도 한다. 시설 이용요금은 한 달에 10만원이지만 빠짐없이 출석하면 장학금으로 10만원을 돌려줘 무료나 마찬가지다.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최 목사는 “센터에 등록한 아이들은 굳이 다른 학원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며 “사교육비를 줄임으로써 부모님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상상누리터에 참여하는 교회는 남양주시로부터 센터 직원의 인건비와 시설운영비를 매달 지원받는다.

개소한 지 1개월도 안 됐지만 교인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최 목사는 “교인들이 ‘우리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다음세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며 “분명한 건 다음세대에 대한 교육은 결국 교회의 몫이라 생각한다. 상상누리터의 순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주=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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