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출동했다 사지마비… “소방 영웅 지키자” 4100만원 온정

태풍 출동했다 사지마비… “소방 영웅 지키자” 4100만원 온정

2022년 태풍으로 쓰러진 가로수
치우다 사고 당한 소방관 위해
집에서 편히 휠체어 탈 수 있도록

입력 2024-04-22 03:03 수정 2024-04-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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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태풍 힌남노로 부상 당한 김빈(가명) 소방관이 재활 치료를 받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김 소방관에게 온정의 손길을 보내온 기부자들에게 답례품으로 제작된 ‘영웅의 집’ 키링. 해비타트 제공

2022년 9월 초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 집중호우가 내렸다. 경남 등 일부 지역은 주요 도심하천이 범람하면서 상가와 주택 등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피해가 이어지면서 김빈(가명) 소방관도 출동했다. 김 소방관은 당시 임용 4개월 차 신입이었다. 119안전센터에서 화재진압 대원으로 근무하던 그는 태풍으로 쓰러진 가로수를 치우다가 사고를 당했다. 뒤편에서 또 다른 가로수가 김 소방관의 목을 거세게 덮친 것이다. 동료들은 그를 빠르게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고 몇 차례의 수술 끝에 김 소방관은 소생했다. 하지만 골절로 인해 경추 손상을 피할 순 없었다.

그의 부친은 지병으로 경제 활동이 불가능했다. 간호사로 일하던 어머니는 생업을 그만두고 아들 곁을 지켰다. 그렇게 수술과 재활 치료에 2년여를 보냈고 오는 7월 퇴원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사고 전과 달리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기에 집 안의 작은 문턱이나 미끄러운 화장실 바닥 등은 김 소방관에게 큰 걱정거리가 됐다.

이 소식을 알게 된 한국해비타트와 소셜벤처기업 119레오는 지난 2월 말부터 한 달여간 온라인 모금 활동을 펼쳤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려다 다친 김 소방관을 위해 시작된 모금에 많은 네티즌이 동참했다. 이들은 휠체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영웅’을 위한 감사의 표시로 620여명이 모금에 참여해 4100만원을 기부했다. 김 소방관이 휠체어를 타고도 집 안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집수리는 조만간 진행된다.

예상치 못한 네티즌의 기부 행렬에 119레오 측은 대구 달서소방서에서 폐방화복을 기부받아 기부 답례품을 제작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부에 참여한 네티즌은 그동안 생명을 구하는 데 실제 사용된 방화복으로 만들어진 ‘영웅의 집’ 키링(열쇠고리)과 가방 등을 기부 답례품으로 받았다.

해비타트와 119레오는 2022년부터 화재 피해가정과 소방관을 위한 지원에 힘을 보태왔다. 해비타트 이광회 사무총장은 21일 “앞으로도 안전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119레오 이승우 대표도 “지원 대상자인 소방관 사연에 많은 분이 응원하는 마음을 보내주셨고 큰 관심 덕분에 기부 모금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기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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