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루 두 번 브리핑룸 찾은 윤 대통령… 이렇게 소통해야

[사설] 하루 두 번 브리핑룸 찾은 윤 대통령… 이렇게 소통해야

입력 2024-04-23 00:31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5선 의원 출신인 정진석 전 국민의힘 의원을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에 임명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장고 끝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정 실장은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국회에 진출한 5선 의원이다. 국회부의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고 당에서는 원내대표,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두루 거친 ‘정무형’이다. 이는 대통령이 야당뿐 아니라 여당과도 소통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을 풀어가야 하는 비서실장에게 꼭 필요한 경력이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거대 야당을 상대하고, 용산과의 수직적 관계 재정립을 요구하는 여당과도 원만한 조율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비서실장의 자질은 충분조건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스타일을 바꾸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다. 정 실장 인선을 발표할 때 윤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이 있는 브리핑룸을 찾아와 정 실장을 소개했다. 당선인 시절 초대 내각 명단을 직접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오후에는 다시 브리핑룸에서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비서관 임명을 직접 발표했다. 2022년 11월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중단된 지 17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더 다가가고, 여당뿐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도 더 설득하고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늦었지만 총선 참패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고 국정 동력을 되찾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변화다. 정부여당에 회초리를 든 국민들은 바로 이런 변화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난 2년 윤석열정부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점점 멀어졌다. 윤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널리 인재를 구하는 대신 검찰 출신 인사가 중용됐고,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 논쟁이 벌어졌다. 노동·연금·교육 개혁은 실종되고 카르텔과의 전쟁만 강조됐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의 완고한 국정기조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야당을 적대시하고 여당을 이견이 용납되지 않는 조직으로 재편했다. 결국 참모들이 문제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비선 조직이 대통령의 눈을 가린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금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렇기에 정 실장을 비롯한 참모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우선 국무총리와 새 내각 인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이 야당은 물론 여당 내 비주류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독선을 버리고 통합과 포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