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갖 절차에 지연된 연금개혁, 21대 국회서 매듭 지으라

[사설] 온갖 절차에 지연된 연금개혁, 21대 국회서 매듭 지으라

입력 2024-04-23 00:33
김상균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론화위원회 숙의토론회 주요 결과 및 시민대표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연금 개혁안을 논의 중인 국회 연금특위 활동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까지 개혁의 밑그림을 그리던 정부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국회로 공을 넘겼다. 소득대체율을 높일 것이냐, 현행대로 유지할 것이냐를 놓고 소득보장파와 재정안정파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국회 연금특위가 제시한 방안도 다르지 않다.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2.5%인 현 제도의 개혁 방향을 ①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②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동결의 두 가지로 압축했다. 더 내고 더 받느냐, 더 내고 똑같이 받느냐는 각각 노후 소득과 재정 안정의 상반된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둘 다 중요하지만 병립하긴 어려운 선택지가 우리 앞에 놓였다.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이를 시민대표단 500명에게 물었더니 ①의 선호(56%)가 오차 범위 밖에서 ②보다 높게 나타났다. 네 차례 숙의 토론을 거치며 처음엔 ②를 더 많이 택했던 여론이 ①로 바뀐 거여서 수급자의 이해관계가 투영됐다고 치부하기 어려운 대표성을 갖게 됐다. 이는 한국의 고질적인 노인 빈곤 문제, 노년을 의지할 사회안전망의 부실, 경제활동인구 상당수가 노후 대비에 허덕이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제 본격화할 연금개혁 입법 과정을 앞두고 여론의 중요한 단면이 수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진지하게 검토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연금개혁은 ①과 ② 중 어느 토끼를 잡느냐보다 과연 토끼를 잡을 의지와 능력이 있느냐의 문제가 됐다. 어느 쪽이든 국민 부담이 늘어날 이 사안을 지난 정부는 5년 내내 회피했고, 현 정부도 2년 동안 변죽만 울렸다. 온갖 절차를 덧대면서 끌어온 끝에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는데, 이번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면 다음 국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이 개혁은 1년 늦출 때마다 국민의 부담이 수십조원씩 추가되는 문제다. 더는 방치할 수 없다. 21대 국회에서 어떻게든 매듭을 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