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육·예술인 군 면제 제도 폐지할 때다

[사설] 체육·예술인 군 면제 제도 폐지할 때다

고질적인 공정성 시비 끝낼 때… 저출산 인한 병력 자원 감소도 문제

입력 2024-05-04 00:31
육군훈련소 신병 수료식.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안에 체육·예술 요원을 포함하는 병역특례(보충역) 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기식 병무청장은 병역특례가 도입 당시와 비교해 시대환경, 국민 인식, 병역자원 상황 등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개편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조만간 국방부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병역특례는 △올림픽·아시안게임, 국제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체육·예술 요원 △국가 산업발전 목적의 전문연구·산업기능 요원 △공중보건의사 등이 대상이다. 전문연구·산업기능 요원과 공보의는 사회적 필요 때문에 병역특례 대상이지만 체육·예술 요원은 개인 성과 보상 차원이어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폐단을 감안해 차제에 과감히 폐지까지 논의하겠다는 것인데, 바람직한 방향이다.

BTS 군 면제 논란 당시 불거졌던 것처럼 월드컵이나 클래식 콩쿠르 입상자는 국가위상을 높였으므로 병역이 면제되고 빌보드 차트 1위는 상업활동이라 안 된다는 특례 기준을 계속 적용하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특히 일반 입영 대상자들 사이에선 국제대회에 입상했다고 해서 기초군사훈련 후 보충역으로 빠지는 데 대해 박탈감이 생긴다는 비판도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자격 시비가 있는 프로 선수가 국가대표팀에 깜짝 발탁된 국제대회에서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않고도 군 면제를 받아 논란이 인 적도 있다. 단 한 차례 입상만으로 혜택을 주는 현행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누적점수제를 적용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오죽하면 BTS 병역 논란이 한창일 때 영국 유력지 가디언까지 가세해 “한국이 분열됐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최근 27사단의 해체가 병력 자원 감소 때문이라는 충격적 보도가 나올 만큼 저출산으로 병력 자원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예외 없는 입대’ 원칙을 재정립할 때가 됐다. 병역특례가 폐지될 경우 엘리트 선수 위주로 하던 대표 선발 방식에 차질이 생겨 올림픽 등에서 저조한 성적을 낼 우려가 크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답게 일본이나 서구국가들처럼 사회체육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군 면제를 위해 프로 선수로 짜여진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 국가 대표팀이 사회인 출신 일본 대표팀에게 승리한 것을 두고 공정한 경쟁이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