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 속 알록달록 대관람차… 환상적 ‘논두렁 뷰’

저녁 노을 속 알록달록 대관람차… 환상적 ‘논두렁 뷰’

새로운 볼거리 가득한 충남 당진

입력 2024-05-09 06:00
충남 당진시 신평면 삽교호 관광지 알록달록 조명으로 장식된 대관람차가 모내기를 앞두고 논에 댄 물에 반영되면서 환상적인 데칼코마니 풍경을 펼쳐놓고 있다.

충남 당진시의 동쪽에 자리한 삽교호는 삽교천 하구를 막아 만든 호수로, 1983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이곳에서 아산만을 따라가며 이름난 포구들이 많다. 서해, 호수, 서해대교 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빼어나다. 볼거리에 즐길거리, 먹을거리도 풍부한 곳이다. MZ세대 사이에서는 ‘힙한 여행지’로 뜨고 있다.

먼저 삽교호 관광지에는 해군 퇴역 군함, 항공기, 전차 등 해군 관련 장비를 활용한 우리나라 최초의 함상공원이 조성돼 여행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두 척의 배는 각각 특수수송 임무를 맡은 상륙함인 화산함-LST679와 전투구축함인 전주함-DD925이다. 각종 장비와 군인들을 실어 날랐던 화산함은 넓은 공간을 주제별로 나누어 전시실로 조성됐고, 좁고 미로 같은 전주함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작전실·사병내무반·레이더실·함장실·조타실 등 실제 전투함 내부를 샅샅이 둘러볼 수 있다. 갑판에서는 실제로 포를 쏘던 장비까지 실제로 만져볼 수 있다.

함상공원 인근 친수공원 데크 끝에 있는 ‘물의 신비’.

바로 옆은 삽교호 친수공원이다. 2만9030㎡의 해안을 매립해 조성된 공원은 ‘태양의 창’ ‘풍요’ 등 여러 조형물을 품고 있다. 바다로 난 데크 끝에 있는 ‘물의 신비’는 서해 석양을 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이자 여행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기 좋다.

공원 주변에 수산시장, 해양테마과학관, 바다공원, 생활체육공원, 월드아트서커스공연장, 놀이동산 등 다양한 시설이 있지만 요즘 ‘핫 플레이스’는 논이다. 충청권 수많은 관광지 가운데 내비게이션 검색량에서 1위로 새롭게 떠오른 곳이다. 이 시절 농사꾼보다 젊은 여행자가 더 많이 드나든다. 하늘을 석양이 수놓는 저녁 무렵 조명을 밝힌 대관람차가 모내기를 앞두고 논에 댄 물에 반영되면서 환상적인 데칼코마니 풍경을 펼쳐놓는다. 이 절경에 ‘대관람차 논두렁 뷰’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삽교호 관광~맷돌포구로 해안탐방로에 조성된 조형물.

삽교호 관광지에서 맷돌포구까지 2㎞ 정도의 삽교호 해안탐방로는 나무데크가 깔려 있어 걷기 좋다. 당진 바다의 명물 망둥어와 맷돌포구와 가까워질 때쯤 보이는 조개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북쪽으로 더 가면 서해대교를 지나 국가산업단지 한쪽에 한진포구가 있다. 이곳도 요즘 떠오르는 여행지다. 지난 3월 개통한 한진포구~고대근린공원해안산책로 덕분이다. 2019년 12월 조성한 215m에 526m의 해안산책로가 추가돼 총연장 741m에 이른다. 올해 중에 야간경관을 위한 조명이 설치될 예정이다.

한진포구 인근 해안산책로에 마련된 배 모양 전망 데크.

출발하면 바로 데크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는 낮은 야산의 절벽이 계속되고 오른쪽으로는 아산만 서해가 따라온다. 밀물 때 걸으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느낌이다. 2019년 완공된 해안산책로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바다와 함께 서해대교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200m쯤 더 가면 넓은 전망대형 데크가 나타나고 배 형태의 조형물이 반긴다. 바다 쪽으로 이어지는 이중 구조로, 다양한 각도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한진포구는 과거 아산만 일대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포구였다. 일제강점기 저항시인이자 소설가인 심훈 선생의 농촌소설 ‘상록수’의 배경이기도 하다. 소설에 실제 지명을 넣은 ‘큰덕미’도 고대공단이 들어서면서 사라졌다. 박동혁이 농촌운동을 함께하면서 사랑을 키우던 채영신을 맞은 한진리 뒤 해변의 조그만 산이다.

소설가 심훈 선생이 ‘상록수’를 집필한 필경사.

‘상록수’가 탄생한 곳은 당진시 송악읍 부곡리 ‘필경사(筆耕舍)’다. 심훈 선생이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내려와 직접 짓고 이름 붙인 집이다. 야트막한 구릉을 뒤로하고 소나무, 대나무, 측백나무 등 상록수로 둘러싸인 초가의 필경사는 1989년 충남도문화재자료 312호로 지정됐다. 필경사 옆에 심훈 선생이 직접 심은 수령 150년 된 향나무가 아직 있다. 선생의 묘도 2008년 11월 경기도 안성에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 그 옆에 ‘심훈기념관’이 들어섰다. 소설 원고의 사본과 선생이 출연한 영화 관련 신문기사 등 자료가 전시돼 있다.

마을 일대도 상록수의 무대다. 소설 속 ‘한곡리’는 두 마을을 합쳐 이름 지은 가상의 마을로 주인공 박동혁이 열정적으로 농촌계몽운동을 펼친 곳이다.

여행메모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38번 국도
싱싱한 해산물 가득… 우렁쌈밥도 별미

충남 당진의 삽교호 국민관광지나 한진포구 등은 서해안고속도로 송악나들목에서 가깝다. 이곳에서 38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가면 삽교호에, 북쪽으로 가면 한진포구에 닿는다. 대중교통은 삽교천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다.

함상공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함상공원과 해양테마체험관을 함께 이용하는 요금은 어른 기준 1만원이다. 주차는 무료다.

당진은 절반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들판이 넓어 먹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삽교호 관광지를 비롯해 당진의 항구와 포구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당진에서 놓칠 수 없는 먹거리는 '우렁쌈밥'이다. 우렁이 식당들은 대부분 삽교호 방조제 주변에 모여 있다. 예부터 당진 삽교쪽 논에서 우렁이 많이 채취됐기 때문이다. 우렁쌈장도 여러 종류다. 기본 우렁쌈장은 쌈장을 볶고 두부를 으깨 넣는다. 우렁덕장은 강된장처럼 진하고 칼칼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대호방조제 축조로 섬에서 육지가 된 도비도 앞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흩어져 있어 섬 사이로 지는 환상적인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다.

당진=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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