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차고 갑자기 몸이 붓는다면… 심장질환 의심

숨이 차고 갑자기 몸이 붓는다면… 심장질환 의심

[전문의 Q&A 궁금하다! 이 질병] 부종과 비만

고규용 인제대 일산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입력 2024-05-14 06:10
부종, 혈관 내 체액 비정상 축적 증상
‘우심부전’ 부종·호흡곤란 일으켜
진통제·혈압약이 부종 원인일 수도

고규용 인제대 일산백병원 교수가 심장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경흉부초음파 검사로 부종 환자의 심장 기능 및 판막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일산백병원 제공

근래 들어 부쩍 몸무게가 늘었는데 갑자기 살이 찐 건지, 몸이 부은 건지 혼란스러울 때가 종종 있다. 비만과 부종은 체중과 신체의 부피가 변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증상과 원인은 서로 다르다. 비만은 몸속의 지방 조직이 과다해지는 상태이고, 부종은 혈관 안의 체액이 세포와 세포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증상이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순환기내과 고규용 교수는 13일 "비만인데 단순히 부어서 그렇다고 생각하거나 심장질환, 약물 복용 등으로 인한 부종을 살이 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종이 의심돼 심장검사를 해봐야겠다고 하면 의아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짜게 먹는 식습관 때문에 부은 경우 덜 짜게 먹거나 하면 부종이 빠진다. 하지만 심장질환이나 혈압약 복용에 의한 부종은 원인 해결 없이는 풀리지 않는 만큼,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부종 상태가 너무 나빠지면 치료가 매우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고 교수에게 비만과 구별되는 부종의 원인과 증상, 해결 방법 등을 들어봤다.

-살이 찐 건지, 몸이 부은 건지 어떻게 알 수 있나.

“비만으로 살이 찌면 몸 전체가 늘어난다. 특히 복부·엉덩이·팔뚝에 살이 찐다. 반면 부종은 전신 혹은 특정 부위에만 발생하기도 하며 보통 다리, 발목, 눈 주위가 갑자기 붓는다. 피부와 연부 조직(근육·관절 등)에 부종이 발생하면 부풀어 오르고 푸석푸석한 느낌이 든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피부가 일시적으로 움푹 들어간다.”

-몸이 붓는 이유는 뭔가.

“심장질환이 있으면 심장이 몸 곳곳에 피를 잘 보내지 못한다. 쉽게 피로해지고 전신에 부종이 생길 수 있다. 가슴 통증이 없더라도 평소보다 숨이 차거나 몸이 잘 붓고 피곤하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하지정맥 기능 부전, 갑상샘 기능 저하증, 약물 부작용 등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부종이 올 수 있다.”

-저녁에 유독 다리가 더 잘 붓는다면?

“종아리 근육은 중력에 대항해 다리에 있는 혈액을, 심장을 향해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제2의 심장’이라 불린다. 하지의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 중요한 또 하나의 기관으로는 ‘하지정맥의 판막’이 있다. 심장뿐만 아니라 하지정맥에도 판막이 존재하며 혈액이 다리 방향으로 역류하지 않고 심장 방향으로 원활히 흐르도록 돕는다. 이 판막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하지정맥 기능 부전’이다. 하지 판막에 문제가 있으면 양쪽 다리가 붓고 밤에 부기가 심해졌다가 아침에 가라앉기도 한다. 하지정맥 기능 부전은 초음파 검사로 진단 가능하고 약물 치료로 다리 부기와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다리를 몸보다 높게 두거나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 된다.”

-한쪽 다리만 붓는 경우도 있는데.

“심부정맥혈전증(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서 생기는 혈전(피떡)이 정맥 흐름을 막아 다리를 붓게 한다. 오랜 병상 생활이나 장시간 비행기 혹은 자동차에 탑승할 때 생길 수 있다. 좁은 공간에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을 때 혈액 흐름이 느려져 혈전이 생길 수 있다.”

-숨이 차고 피로해지면서 다리가 붓는다면?

“심부전증으로 인한 증상일 수 있다. 특히 오른쪽 심장의 문제로 인한 ‘우심부전’인 경우 다리 부종과 호흡 곤란, 피로감을 겪는다. 혈액 순환이 원활치 못해 가벼운 움직임에도 호흡이 가빠지고 부종이 잘 생긴다. 특히 양쪽 다리가 붓고 흉부X선에서 심장이 커 보인다는 소견을 받는다면 우심부전에 의한 부종일 가능성이 크다.

우심부전 환자에서 다리가 붓는 이유는 하지정맥에서 올라온 혈액이 오른쪽 심장의 기능 저하에 의해, 또는 우측 심장에 있는 판막(삼천판)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역류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경우 다리에서 올라온 혈액은 우심방-우심실을 거쳐 폐로 흘러간다. 하지만 우심부전 환자는 이런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액이 다리 방향으로 되돌아가며 다리가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고 교수는 “약물 치료만으로는 관리가 어려울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심장 초음파를 통해 정확한 진단 후 심장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통해 혈액 역류를 해결해야 심부전증과 부종을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약물 복용 후 손발·얼굴이 자꾸 붓는데.

“손발이나 얼굴이 붓는다면 먹는 약을 점검해 봐야 한다. 진통제나 혈압약이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는 일부 환자에서 체액의 저류(느리게 흐름)와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진통제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해소된다. 혈압약의 경우 성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칼슘 채널’은 심장과 혈관의 수축에 관여한다.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 칼슘 채널 차단제는 고혈압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때때로 확장된 혈관 내 압력이 증가하고 모세혈관으로 체액이 빠져나가 몸이 부을 수 있다.”

고 교수는 “주치의와 상의 후 복용 중인 혈압약을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거나 용량을 조절하면 몸이 붓는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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