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에…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 14%에 그쳐

공사비 갈등에…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 14%에 그쳐

금융 조달 환경 위축 등도 영향
10채 중 8∼9채꼴 아직 묶여 있어
전국적으로도 3분의 1에 못미쳐

입력 2024-05-16 03:21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적체, 금융 조달 환경 위축 등으로 신축 아파트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은 5월로 접어들어서도 올해 예정된 분양 물량의 7분의 1밖에 풀리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도 3분의 1이 안 된다.

15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데이터를 보면 올해 들어 이달 9일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7078가구로 올해 계획된 5만1979가구의 13.6%에 그쳤다. 10채 중 8~9채꼴인 4만4901가구가 아직 묶여 있다는 얘기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 일정이 뒤로 밀리는 건 공사비 증액에 대한 조합과 시공사 간 이견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위축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분양 성적을 낼 수 있는 시기를 엿보느라 공급을 미룬 지난해와는 사정이 다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은 올해 들어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124.9대 1을 기록할 만큼 수요가 풍부하지만 분양가 책정을 놓고 갈등하며 공급 시기 조율이 쉽지 않은 정비사업지가 상당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는 올해 3월 1일 고시 기준 ㎡당 203만8000원으로 직전에 고시된 197만6000원보다 3.1% 상승했다. 레미콘, 창호 유리 등 자재비와 인건비가 오른 탓이다.

전국 아파트 분양 진도율도 27.7%로 3분의 1에 못 미친다. 연간 계획 33만5822가구 중 9만2954가구가 분양했다. 경기(26.3%) 경남(22.7%) 충북(21.1%) 부산(16.9%) 대구(12.7%) 세종(0%)이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이들 지역은 저조한 청약 경쟁률과 미분양 적체 장기화,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환경 냉각 등이 발목을 잡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구와 경기는 올해 3월 기준 아파트 미분양이 각각 9814가구, 8340가구 쌓여 있었다. 두 지역의 올해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각각 3.94대 1, 2.55대 1로 낮다. 부산과 경남은 각각 0.72대 1, 0.39대 1로 모집 정원도 못 채우고 있다. 이런 지역은 공급 과잉 우려로 신축 공급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분양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광주다. 연간 계획 2만811가구 중 57.1%인 1만1889가구를 분양했다. 이어 제주(49.4%) 전북(45.6%) 강원(44.1%) 울산(39.5%)이 올해 예정 물량의 40~50%를 소화했다. 인천(34.8%) 전남(33.1%) 대전(31.6%) 충남(31.1%) 경북(28.3%)도 전국 평균보다 진도율이 높았다.

함 랩장은 “조만간 여름 분양 비수기가 도래할 예정이라 지역 내 청약 대기 수요가 상당하더라도 이런저런 요인으로 시원스러운 아파트 공급을 단기간에 기대하기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가을 분양 성수기가 오기 전까지 청약 선택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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