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간첩 누명’ 50년 만에 벗은 탁성호 어부들, 보상금 받는다

[단독] ‘간첩 누명’ 50년 만에 벗은 탁성호 어부들, 보상금 받는다

납북 귀환한 5명 유족, 3400만원씩
신군부 비판한 기자 유족에도 보상

입력 2024-05-16 02:30
광주지법 순천지원 전경. 국민일보DB

간첩으로 몰렸다가 50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납북귀환 어부 유족들이 형사보상을 받게 됐다. 신군부에 저항하다 억울한 옥살이를 한 고(故) 김태홍 기자 유족도 형사보상을 받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용규)는 지난해 반공법 위반 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탁성호 납북귀환 어부 5명에 대해 지난 3월 14일 형사보상 결정을 확정했다. 한 사람당 3430만원 지급이 확정됐다. 모두 고인이 된 상태라 상속인들이 보상금을 받게 됐다. 형사보상은 피의자 불기소나 피고인 무죄 시 구금이나 재판으로 발생한 비용을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다.

탁성호 어부 5명은 1971년 동해에서 오징어 조업을 하던 중 북한 경비정에 납치됐다. 이들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1년 만에 풀려나 속초항으로 귀환했다. 수사기관은 이들이 북한에서 간첩 지령을 받았다며 귀환 직후 구속영장 없이 불법 감금해 조사하고 반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들은 1973년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3년을 확정받았다.

법원은 지난해 8월 탁성호 사건 재심을 개시했다. 그해 10월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는 “당시 수사기관 보고서만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5명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 재판부는 “과거 판결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선원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고개 숙였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씨의 유족도 형사보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1부(재판장 차영민)는 지난 2일 김씨 유족에게 5280만원 형사보상 결정을 확정했다. 김씨는 1980년 한국기자협회장 재임 시절 협회 명의로 신군부의 언론자유 침해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수 차례 배포했다가 계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고, 이듬해 징역 8년이 확정됐다.

법원은 2022년 7월 김씨 사건에 대해 재심을 결정했고,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노호성)는 그해 9월 계엄법 위반 등 혐의 일부에 무죄를 선고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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