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막다가 민생법안 놓칠 우려… 고민 깊은 여당

채상병 특검 막다가 민생법안 놓칠 우려… 고민 깊은 여당

본회의 개최 반대·표 단속 동시 나서
야당, 28일 21대 마지막 본회의 요구
尹 거부권 행사 경우 재의결 추진
여야 극한 대치, 민생법안 줄폐기 임박

입력 2024-05-16 01:00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이달 말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여는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위한 본회의 개최에 반대한다는 입장인데, 그러자니 여야가 이견을 좁힌 민생법안들이 줄줄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재표결을 시도할 경우를 대비한 표 단속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5일 여권에 따르면 추경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주요 현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야권의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저지하기 위한 표 단속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전날 각 의원실을 통해 본회의 개최 가능성이 있는 23~28일 당 소속 의원들의 해외출장 일정을 파악했다. 이어 해당 의원들에게 출장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이 개최를 요구한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출장 자제, 불참 단속 등은 국민의힘으로서는 이탈표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에는 반대하지만 민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여는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에서 다시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에 불참할 경우 민주당 단독으로 특검법이 재의결될 수도 있다. 낙선, 낙천, 불출마 등으로 22대 국회 입성이 좌절된 국민의힘 의원이 58명에 달하는 상황이라 원내지도부로서는 이들의 본회의장 출석을 당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동시에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극한 대치로 여야가 민생법안 처리를 협의할 여지가 점점 줄어든다는 점도 여당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앞서 추 원내대표는 “유능한 민생정당, 정책정당의 면모를 되찾아 국민공감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폐기 위기에 처한 민생법안 중에는 부모 육아휴직 확대,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지급 기간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모성보호 3법’(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이 있다. 국가적 과제로 부상한 저출산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법안 처리에 여야 이견이 크지 않지만 정쟁에 발목 잡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판사 정원을 늘리는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개정안 등도 비슷한 처지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특별법은 원전 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나 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하는 시설의 건립 근거를 담고 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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