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트럼프 호위무사 자처한 하원의장·부통령 후보들

법원서 트럼프 호위무사 자처한 하원의장·부통령 후보들

존슨 의장 “트럼프 지지하러 왔다”
공화당 유력 정치인들 법정 총출동
강성 발언 쏟아내며 ‘충성경쟁’ 벌여

입력 2024-05-16 01:30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바이런 도날드 하원의원(오른쪽부터)이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 나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리 사법 시스템은 트럼프에 맞서 무기화됐다. 한 대통령을 처벌하려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다른 대통령(조 바이든)은 이를 엄호하고 있다.”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재판이 열린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을 찾아 “트럼프를 지지하러 왔다”면서 한 말이다. 미국에서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가 형사재판을 받는 상황도 이례적이지만, 하원의장이 소속 정당 대선후보의 형사재판 현장을 방문한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다.

존슨 의장은 과거 트럼프의 해결사였다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등을 돌린 마이클 코언에 대해 “위증 이력이 있고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사람”이라며 “그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하원의장이 법정과 사법 시스템을 ‘가짜’이자 ‘정치극’이라 부르며 마가(MAGA·트럼프 지지층) 집회에서 나올 법한 과열된 언어에 기대는 것을 지켜보는 건 충격적인 일”이라며 트럼프 재판이 공화당원들의 충성심을 증명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NBC방송도 부통령 후보군을 비롯한 공화당 유력 인사들이 잇따라 재판정을 찾으며 트럼프를 향한 ‘충성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정에 등장한 이들은 ‘증인 등 재판 관계자 위협 금지’ 명령을 받은 트럼프를 대신해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존슨 의장은 트럼프 재판을 맡은 후안 머천 판사의 딸을 지목하며 “그녀는 민주당을 위한 온라인 기금 모금 활동으로 수백만 달러를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도 “우리가 살펴봐야 할 실제 장부는 머천 판사의 친딸이 민주당 정보원으로서 수백만 달러를 모은 것”이라며 “삼류 법정”이라고 비난했다.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기껏해야 경범죄인 재판에 세상의 이목이 쏠렸다”며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바이런 도날드, 코리 밀스 하원의원도 존슨 의장과 함께 법원을 찾아 트럼프의 호위무사 노릇을 했다.

토미 튜버빌 상원의원은 전날 법원에 나와 “내가 이제껏 경험한 것 중 가장 우울한 일”이라며 “나는 법정에서 미국 시민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보면서 실망했다”고 말했다. 배심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J D 밴스 상원의원도 “법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머천 판사의 딸 등을 공격했다. 그는 트럼프를 기소한 검사를 “민주당의 정치공작원”, 코언을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릭 스콧 상원의원은 지난 9일 정치인 중 처음으로 맨해튼 법정에 나와 “트럼프가 겪고 있는 일은 정말 비열하다”고 말했다.

한편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당사자인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변호인은 대니얼스가 두려움으로 몸이 마비돼 법정에서 방탄조끼를 입은 채 증언을 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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